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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양지청의 수사중단, 명확한 진상규명 필요하다

지난 12일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하여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되면서 전국 최대의 검찰청을 지휘하는 수장이 재판을 받는 피고인 신분이 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 지검장에 대한 공소장에 나타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의혹과 관련하여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 파견된 이규원 검사가 출금 과정에서 존재하지 않는 내사번호를 사용한 정황을 발견하였고, 2019년 6월 19일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검사 비위 혐의 보고' 문건을 작성했다. 6월 20일 이 문건이 대검 반부패부에 보고되자 당시 반부패부장이던 이 지검장은 배용원 당시 안양지청 차장검사에게 "김 전 차관 출금 조치는 법무부와 대검이 협의한 사안이며, 이규원 검사의 출금 조치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이현철 당시 안양지청장에게도 김형근 당시 대검 수사지휘과장을 통해 "안양지청 차원에서 해결해 달라. 이 보고는 안 받은 것으로 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편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현철 지청장에게 전화해 "이규원 검사가 곧 유학 가는데 문제없도록 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는 이규원 검사가 이광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에게 부탁한 내용이었고, 조국 당시 민정수석을 거쳐 윤대진 국장에게 전달된 것이었다. 이현철 지청장은 이규원 검사 관련 수사는 중단하고, 출입국본부 직원들 수사만 진행하라고 수사 검사에게 지시했다. 그런데 윤대진 검찰국장은 박상기 당시 법무장관으로부터 출입국본부 직원들 수사와 관련하여 "나까지 조사하겠다는 거냐"는 질책을 받고는 다시 이현철 지청장에게 "왜 출입국 관계자들을 수사하나. 장관이 화내서 겨우 막았다"고 이야기하였다. 결국 안양지청 지휘부는 법무부와 대검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수사를 중단했다.

 

이 지검장에 대한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안양지청의 수사중단은 수사팀 자체의 판단이 아니라 검찰 안팎의 부당한 압력에 따른 것이며,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금이 정당하지 못한 목적에 기한 것이라는 충분한 의심을 낳게 하고 있다. 그런데 박범계 법무장관은 철저한 진상규명보다는 오히려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를 '억지춘향격'이라고 하면서 공소장 유출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장관으로서는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소된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사과나 불법 출금에 대한 진상규명보다는 검찰의 기소를 탓한다면 법무장관 스스로 검찰의 기소권 자체를 부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규원 검사는 법정에서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하였다. 윤대진 검찰국장과 이현철 지청장, 배용원 차장검사에 대한 사건은 공수처에 이첩되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박상기 전 장관과 조국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도 법절차를 무시하고 개인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검찰이든 공수처든 안양지청의 수사중단 과정에 대한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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