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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오락가락 가석방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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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심사기준을 크게 완화하는 방식으로 가석방 제도를 활성화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모범수형자 등의 조기 사회복귀를 촉진해 재사회화를 돕는 한편,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와 대규모 감염병 확산도 막겠다는 취지다. 장기적으로 가석방자 수를 10%가량 늘리겠다며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기대감을 모으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법이 정한 기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합목적적 각오가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대처 등과 같은 일시적·정책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도라면 감염병 종식 등 상황변화가 생기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우리 형법은 '형기의 3분의 1'을 복역하면 가석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가석방자의 평균 형 집행률은 80%대를 넘는다. 사실상 형기를 거의 다 채워야 가석방 대상이 된 셈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인 2017년 9월 가석방 출소자 비율을 20%대에서 30%대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앞서 2016년 헌법재판소가 교정시설 과밀수용은 위헌이라고 판단하고 이어 수용자에게 과밀수용에 따른 피해배상을 하라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왔지만 가석방 운영 상황은 별 변동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서울동부구치소를 중심으로 교정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자 가석방 운영 방침이 급변했다. 법무부는 수용밀집도를 낮춰 추가 확산을 막겠다며 900여명을 즉각 조기 가석방했다. 올 1월 정기 가석방 적격심사위는 이례적으로 2차례로 늘었다. 60~70% 수준이던 가석방 적격판정 비율도 82.8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달 정기 가석방에서는 적격판정 비율이 다시 59.2%로 낮아졌다. 교정시설 감염병 확산세가 진정되고 백신 접종도 시작되자 슬그머니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석방 제도 운용이 '갈 지(之)자' 행보를 보이며 오락가락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석방은 행정처분이지만 수형자 입장에서는 형을 단축시키거나 늘리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판결이나 다름 없다. 이런 가석방이 상황이나 정책적 목적에 따라 춤을 춘다면 누가 수긍하겠나. 전체 출소자 가운데 가석방 출소자의 비율은 현재 28% 수준이다. 37.4%인 캐나다와 58.3%인 일본에 크게 못 미친다. 이번에는 다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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