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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변호사시험 합격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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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변호사시험에서 응시자 3156명 중에서 1706명이 합격하고, 합격률은 54.06%였다. 해마다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합격률 내지 합격자수를 두고 논쟁과 시위가 벌어지는 일이 반복된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서는 응시자 대비 60% 이상 합격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합격률 확대를 주장하고, 대한변호사협회는 1200명으로 조정되어야 한다며 축소를 요구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제9회 합격자수 1768명보다 줄인 대신 합격률은 53.32%에서 조금 높인 아주 절묘한 결과가 나왔다. 이는 제9회 합격자수가 제8회에 비하여 92명이나 대폭 늘었던 덕분이다. 또 한고비가 지나가는 줄 알았는데, 대한변협이 자체 실무연수를 200명으로 제한하겠다며 반발하는 모습에 합격생들의 마음은 어떨지 참 착잡하다.

 

합격률과 관련하여 솔직히 논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 먼저, 변시는 선발시험이 아니라 자격시험이어야 하므로 로스쿨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은 대부분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학생들은 불안감이 가중되어 변시 과목만 수강하여 법학의 다양성이 상실되고 점점 단편적인 수험용 지식암기에 치우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합격률이 60% 이상이 되면 로스쿨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단 말인가. 3년간의 짧은 교육기간 동안에 사시 합격과 사법연수원 1년차 이수 정도의 실력을 요구하고 있고, 변시가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으로 중복적으로 평가할 뿐만 아니라 문항수가 너무 많아 판례암기 테스트 중심의 시험형태를 유지하는 한 합격률을 높인다고 하여 현재의 파행적인 로스쿨 교육은 결코 나아질 수가 없다고 본다. 현재 합격률이 높은 로스쿨의 사정을 보아도 짐작할 수 있지 않는가.

 

다음으로 변시에 5년간 5회 응시 기회만 주고 합격하지 못하면 심지어 다시 로스쿨을 졸업하여도 영원히 응시기회를 주지 않는 '오탈자' 문제이다. 사시낭인과 같은 변시낭인을 없애겠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이로 인해 합격률이 50% 정도를 유지하게 해주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로스쿨을 졸업하고 5회나 합격하지 못하면 다른 진로를 현실적으로 찾을 수가 없다. 이미 1100명에 이르고 너무나 절실하다. 언제까지 모른 체 방치하겠는가. 초시에 비해 재시 합격률은 매우 낮고 오시 합격률은 10%도 되지 않을 것이다. 오탈자 문제는 이미 로스쿨생들까지도 엄청난 압박이 되고 있기에 사회의 낙오자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며, 경쟁자가 될 로스쿨생들도 반대하지 않으리라 본다. 도대체 그들의 생존권과 마찬가지인 응시 기회를 매정하게 걷어차고 형식적으로 합격률 50% 유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사시에서도 아주 늦게 합격한 분들 중에 훌륭한 법조인이 적지 않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더 이상 변호사시험 합격률로 이렇게 심하게 다투며 무의미한 다툼은 그만하고, 보다 실질적인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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