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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문난 맛집

경기도 하남시 ‘창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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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주말마다 날씨가 심술을 부렸다. 비가 오면 삭신이 쑤셔온다. 찌뿌둥한 키 작은 흐린 날 엔 대한민국 국민만 알 수 있는 희한한 표현인 ‘뭔가 얼큰하지만 시원한 국물’이 생각난다.

 

대표 메뉴 ‘칼제비’

 면발은 매끄럽고 수제비는 쫄깃쫄깃 


얼큰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재료가 필요하다. 하나는 ‘고추장’이다. 또 하나는 ‘청양고추’이다. ‘고추장’은 얼큰하지만 텁텁한 맛을 만든다. 그래서 시원하게 얼큰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청양고추’가 제격이다.

음식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 통념이 있다. ‘바나나 우유’는 ‘노란색’이라는 그런 통념 말이다. ‘얼큰하다’에는 ‘흰색’만으로는 부족하다. ‘붉은색’이 필요하다. 그래서 약간의 고춧가루가 들어가야 한다. 여기에 청양고추가 들어가면 붉은빛을 엷게 띤 얼큰하면서 시원한 국물 첫 단추가 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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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와 청양고추만으로는 깊은 맛이 나는 국물은 요원하다. 깊은 맛을 위해서는 부재료가 더 필요하다. 새우, 바지락, 북어, 감자채, 김, 파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조합이 완성되면 깊고,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완성된다.(위 사진)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새우·바지락 등과 환상의 조합 


난 어릴 때부터 국수가 그렇게 좋았다. 면은 진리였다. 여기에 어머니가 손으로 밀가루 반죽해 무심히 뜯어서 듬성듬성 국수사리에 넣어주신 수제비는 음식의 질감을 한층 더 올려주었다. 정말 금상첨화였다. 다만 그 면발이 푸석푸석하거나, 수제비가 물컹물컹하면 숟가락을 놓고 싶어진다. 모름지기 면발은 매끄러워야 한다. 그리고 수제비는 쫄깃쫄깃해야 한다.

깊고,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매끈한 면발에 쫄깃한 수제비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하남시 검단산 자락에 있는 ‘창모루’라는 식당이다.


허전하면 감자전·파전 추가

 마지막은 ‘죽’으로 끝내


4명이 오면 3인분 순한 맛 칼제비를 주문하고, 2분의 1을 드시고 난 뒤 양념이 있는 곳에 가서 고춧가루와 청양고추를 가지고 와서 넣고 4~5분 다시 끓여 드시면 좋다. 참, 이 집의 칼제비는 젓지 말고 면과 수제비를 떠서 드셔야 한다. 깊은 국물 맛을 위해 들어간 재료들이 냄비 밑에 있다. 밑에 있는 부재료를 드시기 위해 국자로 저으면 국물 맛이 맑지 않고 흐려진다. 부재료는 국물을 위해 남겨 두시길 바란다. 사이드 메뉴로 감자전, 파전 등을 추천한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죽을 시켜 먹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된다.


169803_3.jpg식사 후 계산을 할 때는 입가에 미소가 돈다. 내가 원한 대로 끝이 나는 해피엔딩 영화를 보고난 뒤 같이.

지금은 칼제비 1인분의 가격이 올라 8,000원이다. 여기에 감자전과 파전을 사이드로 시키면 만원 안팎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 죽은 2,000원이다. 4명이 가면 무조건 4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계산하고 나올 때는 

깜짝 놀랄 가성비에 미소가 절로


주말에는 팔당에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 검단산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식당이다.

‘코로나19’가 다시 급증하는 기간이다.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꼭 한번 가시길 추천한다.

주말에 팔당의 경치와 검단산의 기운 그리고 ‘창모루’의 예사롭지 않는 ‘칼제비’ 맛을 가져가시면 어떨까? 이번 주말에도 날씨가 흐리다고 한다. 난 ‘창모루’에 가봐야겠다.


승재헌 박사 (형사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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