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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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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종종 "(인)보험 가입한 것이 있냐"고 물어본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부모님이 (지인의 부탁 때문에 든, 내용은 모르는) 보험이 있기는 하다 들었다. 보험료를 내기 아깝다"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보험료를 내고 있기는 하나, 보험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어서 보험금 역시 받은 적이 없어, 보험료는 허공으로 날리는 듯한 느낌인 것 같다.

 

금융상품 중 보험상품은 다른 금융상품과 다른 여러 가지 특징이 있는데,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푸시(push) 영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보험상품은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고객 대부분 스스로 그 필요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아, 자발적으로 보험회사를 찾아와서 보험을 사는 사람은 드물고, 보험 판매인들이나 TV, 은행 등을 통해 누군가의 강력한 권고로 대부분 구입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험판매인들이 이른바 고객들의 니즈(needs)(왜 보험을 사야만 하는가)를 연구하고 끊임 없이 그 필요성을 환기시키는데, 고객으로 하여금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확률이 낮은 사건(질병에 걸리거나 사망하거나)에 대비하기 위해서 당장 현금으로 보험료를 내게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내변호사로서 근무하다 보면, 가끔씩 보험을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심정이 될 때가 있다. 특히 이미 발생한 소송에 대한 송무업무가 아닌, 자문업무는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그러나 발생 안 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서 당장 지금 돈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험상품은 그나마 확률상 발생할 가능성이 몇 %라는 통계적 지식이자 수학에 기반한 상품이지만, 법률 자문 시 미래에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몇 퍼센트나 될 것 같냐고 물어보는 질문은 뚜렷한 수학적 근거를 찾기도 어렵고, 자칫 잘못하면 불필요한 비용을 소비했다는 비판을 받기가 쉽다는 점이 어렵다.

 

참고로 보험상품을 가장 손쉽게 구입하시는 분들은 최근에 주변 지인들이 병 등의 사고가 발생하여 보험의 필요성에 대해서 스스로 환기된 분들이다. 이러한 분들은 보험료 지급 의사가 훨씬 높다. 법률 자문에 대한 필요성이 스스로 환기된 분들은?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리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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