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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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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왔다. 요즘 정치, 경제 및 사회적 흐름과 변화의 전면에 등장한 MZ세대 중 Z세대, 즉 90년생이 30대가 되었다. 로스쿨 출신의 젊은 변호사 상당수가 90년생이다. 90년생 변호사들의 등장은 로펌의 문화와 운영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 도제식 교육에 익숙한 선배들과 자유로움과 솔직함을 특성으로 하는 후배 Z세대의 만남은 그 자체로 큰 도전이다. 

 

전문가 집단인 로펌에게도 강제된 주 52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후배 사이는 더 멀어졌고 노사관계라는 틀 속에 갇히게 되었다. 선배들은 후배들을 잘 성장시켜 연수 보내고 파트너로 만들어야 할 부담감을 덜어낸 셈이다. 후배들은 선배들의 경륜과 지혜를 전수받아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긴 축적의 시간을 감내하기보다는 당장의 근로조건과 워라밸에 관심이 더 간다. 과연 이런 방향이 바람직한 것인가? 

 

필자가 법무관을 마치고 변호사로 첫발을 내디뎠을 즈음 선배들은 신참 변호사인 필자를 '이프로'라고 불렀고, 고객들도 자주 그렇게 불렀다. 결국 Professional(전문가)로 존중한 것인데, 그 호칭은 미생이었던 필자가 진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결국 90년생을 비롯한 후배들과의 문제는 변호사 업(業)의 본질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변호사는 어려움에 처한 의뢰인이나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 응급실에서 집도를 하던 의사가 주 52시간을 초과했으니 수술을 중단하고 귀가해야 한다는 것을 과연 납득할 수 있을 것인가? 변호사들은 기업의 존망이나 개인의 인생이 걸린 일들을 많이 처리한다. 그와 같이 시급하고 중요한 업무는 그야말로 프로 정신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관건은 선배들이다. 선배들이 생경해하는 Z세대 특성의 상당 부분은 IMF사태나 2008년 금융위기가 만든 것이다.

 

 조직과 선배들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충분히 소통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면, 후배들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 것이다. 그리고 선배들은 꼰대 소리를 들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행규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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