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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온라인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책임 강화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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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자상거래법의 전면개정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전자상거래법 전면개정안(이하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개정안은 디지털 거래환경에서 소비자보호를 의도하는 바로서 특히 플랫폼 중심의 거래비중 급증에 따라 통신판매 위주의 현행 전자상거래법의 전면 개편 요청에서 비롯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요청에 따른 용어와 편제 정비 등을 포함한 전자상거래 법제의 전면 개편을 담고 있는 개정안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에서는 지적과 재고의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www.consumerlaw.or.kr에 게시된 금년 4월 6일자 한국소비자법학회·공정거래위원회 공동주최 학술대회 자료집 참고). 그 중에서도 온라인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의무와 책임(개정안 제24조 이하)에 대하여 다양한 층의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개정안에 따른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의무와 책임을 소개·분석하면서 나름의 제안을 하려고 한다. 중개형 온라인플랫폼 이용사업자(이하 플랫폼사업자)를 중심으로 서술하며, 온라인플랫폼에서 재화 등의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플랫폼 이용사업자'는 판매업자라고 칭하도록 하겠다.

 

2. 개정안에 따른 플랫폼사업자의 책임 소개와 분석

개정안은 제24조 이하에서 플랫폼사업자의 중개활동 특성을 반영하여 ① 직접판매와 중개판매의 구분표시 및 이를 위반하는 경우 판매업자의 책임있는 사유에 따른 소비자 손해에 대한 플랫폼사업자의 연대책임 ② (소비자에 대한) 판매업자의 신원 관련 정보 제공의무 및 이를 위반하는 경우 판매업자가 야기한 소비자 손해에 대한 연대책임 ③ 자신의 명의로 상품의 표시·광고 등을 하는 경우 플랫폼사업자로 하여금 판매업자의 잘못으로 발생한 소비자 손해에 대하여 판매업자와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 그리고 ④ 이른바 거래관련형 플랫폼사업자의 경우 청약의 접수 등 해당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 및 그 위반에 따른 플랫폼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 및 판매업자가 이행하지 않은 청약의 접수, 대금지급의 신뢰확보 등에 필요한 조치를 판매업자를 대신하여 취해야 할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개정안은 ⑤ 판매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분쟁에 관한 플랫폼사업자의 적극적 조치의무도 정하고 있다.

 

이상의 플랫폼사업자의 의무 가운데 우선 ① 직접판매와 중개판매의 구분 표시와 그 위반에 따른 책임은 판매업자를 중개함에 따른 소비자의 계약당사자 오인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는 현행 전자상거래법의 해당 규정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취지이며 유럽 차원의 온라인플랫폼 모델법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위의 개정안에 대해서는 현행 전자상거래법과 마찬가지로 플랫폼사업자의 고지의무 이행만으로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면하게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구제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④ 거래관여형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청약접수 등의 의무이행 및 판매업자를 대신하여 위 업무를 처리할 의무는 중개형 플랫폼사업자의 운영현황에 비추어 너무 당연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플랫폼사업자가 잘못 수행한 청약접수 등에 따른 소비자 손해에 대하여 판매업자가 플랫폼사업자와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개정안의 규정은 잘 납득되지 않는다.

 
개정안 중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규정 중의 하나는 ③ 판매업자가 고의·과실로 야기한 소비자 손해에 대하여 일정한 경우에 플랫폼사업자의 연대책임을 정하고 있는 내용이다. 개정안 제25조 제3항에 따르면 중개형 플랫폼사업자는 '자신의 명의로 재화등을 표시·광고 또는 공급하거나 자신의 명의로 계약서를 교부하는 때'에는 소비자 손해에 대하여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 경우가 아닌 한 판매업자와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위의 문언에 따르면 플랫폼사업자는 가령 자신이 운영하는 가상공간에서 판매업자가 게시해둔 상품의 광고·정보가 실재와 다르다고 밝혀져 판매업자의 계약위반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판매업자와 연대하여 소비자의 손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을 지게 된다. 또한 상품의 배달 내지 공급도 수행하는 중개플랫폼, 예를 들어 음식배달앱은 식당업자의 과실로 잘못 조리·보관된 음식을 배달하게 된 경우에 그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도 연대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 물론 개정안은 이와 같은 경우에 상당한 주의에 의한 면책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면책가능성이 예를 들어 플랫폼사업자가 판매업자에 의해 게시된 표시·광고내용 또는 배달·공급 상품의 적합성 여부를 스스로 확인조치한 때에만 인정된다고 할 경우에는 플랫폼의 기능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플랫폼사업자에게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부과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위 제25조 제3항의 플랫폼사업자 책임이 외관책임인 관계로 플랫폼사업자가 표시·광고 또는 공급의 과정에서 '자신이 중개의 역할에 한정되고 판매업자가 별도로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하고 있는 이상 면책가능성이 인정된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이해하는 경우에 개정안 제25조 제3항은 종래에도 규정되어 왔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왔던 플랫폼사업자의 외관책임 내용을 소상하게 밝히는 정도의 의미를 갖게 될 뿐이다.

 

물론 이와 같은 검토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은 플랫폼사업자의 책임강화와 소비자보호의 확대 차원에서 바람직한 정책방향과 개정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② 플랫폼사업자에 의한 판매업자의 신원 관련 정보제공의 의무와 그 위반에 따른 책임을 들 수 있겠는데 이에 관하여는 플랫폼사업자가 판매업자의 신원 관련 정보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과도한 책임 확대의 우려가 지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견으로는 플랫폼사업자가 개별 거래의 중개 역할을 넘어 가상시장 전체의 관리·규율자라는 지위에 있으며 이에 판매업자의 소재불명이나 지급불능의 위험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입장에서 위와 같은 의무와 책임에 대하여 찬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에서 ⑤ 플랫폼사업자의 분쟁해결의무,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과 공제조합에 관한 개정안 규정 역시 온라인플랫폼에서 이루어진 소비자분쟁을 개별 거래를 넘어서 집단적 분쟁해결의 차원에서 파악하려는 바람직한 관점의 표현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3. 플랫폼사업자의 책임내용에 대한 제안

플랫폼사업자의 민사책임을 규율함에 있어서 다음의 두 관점, 즉 법제도가 플랫폼사업의 효율성과 성장 동력을 유지·촉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관점과 함께 플랫폼의 중개방식에 따라 높은 수익에도 불구하고 상품거래에서 비롯한 소비자 피해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있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는 관점은 세부 내용을 달리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플랫폼사업자의 책임을 법제화함에 있어서는 ① 개별 판매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판매계약에 대한 플랫폼사업자의 중개적 지위와 더불어 ② 가상공간에서 판매자와 소비자의 네트워킹을 위하여 시장을 조성·관리하는 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의 연결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앞의 중개적 지위에 따라 플랫폼사업자는 온라인상으로 판매되는 상품을 조사·검사할 의무를 부담하지는 않으며 따라서 상품의 하자 등에 대하여 책임지지는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사업자가 판매업자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추천함으로써 거래성사에 적극 관여하거나 소비자의 불만접수 또는 이용후기의 점검 등에 의하여 중개상품의 부적합함을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플랫폼사업자의 시장규율자 지위에 비추어 개정안도 적절하게 제도화하려는 바와 같이 플랫폼의 분쟁해결의무, 소비자피해에 대한 집단보장제도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플랫폼사업자는 자신의 시장에서 영업하는 판매업자의 소재불명, 파산 또는 사업철수 등에 따라 소비자의 구제가 불가능하게 되는 위험을 인수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조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 같은 거래위험은 물론 비대면거래의 특유함이라 할 수 없지만 온라인 시장에서 보다 높아질 것이며 자신이 조성한 거래시스템에서 비롯한 계약위험의 사업자 인수는 예를 들면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의 책임)와 같이 우리의 현행법에서도 이미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① 플랫폼사업자의 중개상품에 대한 진술·추천 등에 따른 책임, ② 고객의 불만접수 또는 이용후기의 점검에 따라 중개상품의 부적합성 또는 위험성에 대하여 알았거나 명백하게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플랫폼사업자의 책임 그리고 ③ 판매업자의 소재불명·무자력 등에서 소비자 피해에 대한 플랫폼사업자의 보장책임의 마련을 제안한다.

 

 

김상중 교수 (고려대 로스쿨)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