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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시대

정직함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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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신도시 택지조성의 중차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LH의 일부 직원들이 공개되지 아니한 정보를 가지고 토지를 사전취득했다는 것은 도무지 일반 국민으로서는 용서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이다.


개발예정지역인 광명·시흥지구의 토지를 매수한 한 LH 직원은 토지 자체에 대한 보상금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희귀수종인 왕버들나무를 빽빽하게 심어서 토지 수용시 보상금을 더 받으려고 했다고 한다. 나무 1그루를 심어야 할 땅에 100그루를 심었다니, 2021년에 60년 전 중국의 대약진운동을 보는 것만 같다. 또 다른 누군가는 4000㎡의 땅을 4명이서 쪼개기로 투자해서 아파트를 보상으로 받으려 했다.(1인이 1000㎡ 이상을 소유해야 대토보상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정말 ‘선수’ 다운 행동이다.

도시 개발사업의 실무를 담당하도록 LH를 만들었더니, LH의 일부 구성원들이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사익을 챙기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본인들이 개발할 지역을 본인들이 미리 매수하고, 본인들이 실행할 토지보상 규정에 따라 조금이라도 더 많은 보상금을 받기 위해 왕버들나무를 심은 것이다. 더욱이 허탈한 것은 이것이 LH 직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군포시의 한 공무원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될 지역을 미리 매입하여 수억원의 차익을 보았고, 포천시의 한 공무원은 철도 역사 예정지의 개발정보를 미리 알고 40억원을 대출받아 땅을 미리 구입했다고 한다.

LH법은 토지의 취득·개발·비축·공급, 도시의 개발·정비, 주택의 건설·공급·관리 업무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국민주거생활의 향상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국민이 맡긴 도시의 개발·정비사업을 하며 개발할 지역의 땅을 미리 매수하였으니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아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도 아니다. 수산시장에서 밥을 챙겨주는 고양이들은 상점 주인이 판매하는 생선에는 눈독을 들이지 않고, 상점 주인이 주는 생선만 받아 먹는다고 한다. 기특한 고양이들은 생선 좌판 앞에 자리 잡고 앉아서 쥐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준다고도 한다. 알리오에 공시된 LH 직원의 평균 급여는 무려 8,100만원이다. 월급으로 치면 675만원이다. 임금근로자 평균 소득이 297만원이라 하니, 2배가 훌쩍 넘는 월급을 받고 공기업의 고용안정성까지 보장을 받는 ‘신의 직장’에서도 만족하지 못하여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나 하고 있다니 그들은 고양이보다도 못한 셈이다.

필자 본인도 월급을 한 푼, 두 푼 모아 언제 가능할지 모르는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한 평범한 청년으로서 도무지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 월급을 쪼개 매달 적금. 펀드, 주택청약저축을 납입하고, 연말에는 노후 대비를 위해 IRP를 납입한다. 카드값이 나가고, 그저 숨만 쉬며 나가는 공과금까지 다 납부하고 나면 월급은 ‘그저 통장을 스칠 뿐’ 이다. 이렇게 모으면 10년 후에는 얼마가 될 것이니 또 대출을 받으면 그래도 작은 집은 한 채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모으고 있었건만, 누군가는 도시개발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고 있다는 사실에 도무지 허탈감을 숨길 수가 없었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업무상 정보가 있지도 않지만, 설혹 업무상 정보가 있어도 그것을 사익 추구에 이용하리란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그들의 얼굴은 얼마나 두꺼운지 모르겠다.

더욱 분노하게 되는 것은 그들이 땅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는 사실이다. 토지는 공공재이다. 땅은 사람이 살아가는 근본이고,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인간의 역사가 결국 누가 땅을 차지할 것인지, 그리고 그 땅을 누가 분배해올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유권은 결코 신성불가침의 것이 아니며, 사회의 공공복리에 따라 그 내용과 한계가 제한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토지 소유권은 사회적 기속성이 강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공공복리를 위해서 토지 소유권에 대한 제한을 가하고, 국가 차원에서 토지에 대한 개발 사업을 실시하여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이익을 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볼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그 어떤 경우에도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 이익을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이익을 보아서는 안되는 것을 넘어서서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손해를 보아야 한다.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국가가 시행하는 신도시 개발사업의 정보를 공개되기 전에 이용하여 자신들의 돈 벌이에 활용하는 사람들은 손해를 봐야 한다. 그것이 정직함을 존중하는 것이다.

LH는 마치 ‘내’처럼 보인다. 그래서, LH를 비꼬는 의미에서 ‘다 LH꺼야!’ 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100억원 가량의 돈을 대출받아서, 개발예정지 땅을 다 ‘LH것으로’ 가져가는 LH 일부 직원들에 대한 분노인 것이다. 토지수용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할 원주민들의 이익을 다 ‘LH것으로’ 가로채가는 LH 일부 직원들에 대한 분노인 것이다. 5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토지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원주민들의 땅을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매수하면서 그들은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은 것 같다. LH에 취업해서 땅 투기로 한 몫 크게 챙겨서 은퇴하고 싶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이러한 청년들의 허탈감과 분노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이다. 정직하게 살지 않으면,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흐지부지 끝나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LH 직원들을 일벌백계하고, 그들이 얻고자 했던 이익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를 보게 해야 한다. 다시는 그 누구도 땅을 가지고 장난을 칠 생각을 못하도록 엄중한 징벌을 해야만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선 돈만 벌면 된다는 ‘환상’이 깨져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정에서 법을 위반하였다면, 법의 엄중함으로 벌어들인 돈 이상을 환수해야 한다. 엄중한 형사처벌이 소급입법금지의 원칙 때문에 어렵다면, 최소한 행정법의 영역인 토지보상 절차에서라도 보상을 최소화하여 그들이 손해를 보게 해야 한다. 그래서 땀 흘리며 하루 하루 정직하게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정직하게 사는 것이 옳다는 것을, 정직하지 못하게 살면 반드시 징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널리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이 맡긴 도시 개발사업을 하며 미리 획득한 정보로 땅을 사들이는 것은 결코 정직한 일이 아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직함이 존중받고, 정직함의 가치가 높이 평가받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정직함은 옳은 것이고, 이익을 보아야 한다. 정직하지 못한 것은 그른 것이고, 손해를 보아야만 한다.


최자유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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