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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조정 필요한 '수사권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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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된 지 100일을 넘겼지만 일선 현장은 혼선을 거듭하며 삐걱대고 있다. 대대적인 형사사법시스템 변화를 수사기관이 조직이나 인력, 전문성 측면 등에서 따라가지 못해서다. 사건 처리가 지연되거나 당사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처리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서 경찰 등 일선 수사기관에 대한 감독기능이 대폭 약화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재수사·시정조치 요구 제도 등이 신설되긴 했지만, 법조계 전문가들조차 "복잡하기 짝이 없다"며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등 합리적 재조정을 위한 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혼선이 재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사와 기소가 잘못되면 형사사법절차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게 된다. 수사과정에서 잘못 수집된 증거나 놓친 증거는 기소와 공소유지의 오류로 이어지고, 재판에서 죄를 제대로 단죄하지 못하거나 억울한 사람을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채 내년 1월 1일부터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까지 제한되면 혼선과 부작용은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형사절차는 정의는 물론 국민의 사회적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한층 엄정해야 하고, 실무자의 작은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보다 간명해야 한다. 법을 바꾸든 조직을 바꾸든, 하루빨리 혼선을 정리하고 현 상황을 타개하지 않으면 국민이 받는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현재 수사기관에는 부족하다.

 

검찰권을 견제하겠다는 명분으로 책임 소재를 나눈 탓에 검·경간 서로 책임 미루기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어서다.

 

수사기관 간 '네 탓' 공방은 국민에게 백해무익하다. 보다 정의로우면서도 투명하고 공정한, 그리고 효율적이고도 명쾌한 수사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 조정 시행 이후 현황에 대한 합동점검에 착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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