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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로스쿨 평가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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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변호사협회에서 2020년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자신이 졸업한 로스쿨에 대한 여러 의견을 정리하여 평가보고서를 발간하였다. 그런데 전국 로스쿨에 평가보고서가 전달되자 일부 로스쿨에서는 수취를 거부하거나 반송하는 일이 벌어지고,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은 평가가 로스쿨제도에 혼란을 가져오므로 앞으로 유사한 평가를 실시하지 말 것을 변협에 요청하면서 평가보고서를 더 이상 배포하지 말고 이미 배포된 것도 가능한 한 수거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평가보고서에 엄청난 내용이 들어있구나 하는 큰 기대를 하며 변협 임원께 부탁하여 읽어보았다. 평가는 교육과정과 강의, 교원, 시설, 등록금과 장학제도, 학생지원제도와 학생복지, 진학추천 여부 등 6개의 항목으로 설정하고, 각 항목에 해당하는 설문조사 응답결과를 분석하여 변협의 평가의견을 개진한 것이었는데, 무엇보다도 25개 로스쿨별로 평가가 이루어져 로스쿨마다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평소 각 로스쿨에 대해 가지고 있던 특징이나 평판이 대부분 그대로 담겼지만 평가정도에 있어서는 자신이 졸업한 로스쿨이라서 그런지 애교심을 발휘하여 비교적 후하게 설문에 응하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지만 '교육과정과 강의'에서 과목별 구체적 평가를 보면 로스쿨별로 잘 운영되고 있는 과목과 비판을 받는 과목이 분명히 있었고, 수업과 시험에서 피드백이 있어서 만족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렇지 못한 과목이 매우 많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로스쿨 3년 과정이 너무 벅차서 특성화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은 일치하고 있고, 실무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가장 강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3년 동안 변호사시험 준비에도 어려움을 느끼면서 과연 실무교육이 충실하게 가능할지와 개별 로스쿨에서 실무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

 

로스쿨 입장에서는 변협이 평가보고서를 발간한 노력에 감사해야 할 것 같고 그 내용이 예상보다 다소 밋밋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로스쿨에서는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심지어 앞으로 이런 평가를 하지 말 것을 요청하였다니 참 의아스럽다. 지금 로스쿨에서는 현재의 교육이 잘 되고 있으니 비판받을 이유도 없고 또 개선할 필요도 전혀 없단 말인가. 새로 변협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로스쿨 결원보충제를 반대하고 곧 발표될 제10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수를 120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서는 바람에 로스쿨과 변협이 서로 신뢰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지난해에 1768명이 합격하였는데도 올해 갑자기 1200명 합격을 주장하는 변협측의 주장도 합리적이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로스쿨교육을 가장 최근에 경험한 졸업생들의 순화되었지만 진솔한 의견에도 경청하지 않는다면 로스쿨교육의 미래는 더욱 암담해질 뿐이다. 제발 올바른 법조인양성교육을 위해 로스쿨과 변협이 진심으로 협력해 주길 기대한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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