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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본질 흐린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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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공개한 '공직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을 기준으로 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총 108건의 임명동의안(선출안·인사청문요청안) 가운데 무려 28.7%에 해당하는 31건에 대해 국회가 임명 동의하지 않거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본보 2021년 4월 5일자 1면 참고> 노무현정부(6.2%), 이명박정부(23%), 박근혜정부(14.9%) 등 과거 정부들과 비교할 때 최악인 상황이다. 야당의 묻지마 식 반대도 일부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업무능력이나 도덕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내편 위주의 '코드 인사' 발탁에 매몰됐던 현 정부의 일방통행식 인사도 주요 원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현 정부에서는 다른 정부와 달리 헌법상 독립기관 소속 공직 후보자에 대한 채택률이 61.1%에 그쳐 각 부 장관 등 행정부 공직 후보자 채택률(69.6%)보다 오히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헌법재판관에 대한 청문보고서 미채택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헌법재판관이 무려 4명에 달하고, 헌법재판관 후보자 1명은 주식거래 의혹으로 후보 직에서 중도 사퇴하기도 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공명정대한 인사가 뒷받침될 때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직 운영이 담보되기 때문이다. 특히, 헌재나 중앙선관위와 같은 헌법상 독립기관은 우리 사회의 심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행정부 인사보다 더 꼼꼼한 검증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전 정부들은 공직 후보자들의 출신지역 등까지 따져가며 형식적으로라도 탕평인사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는데, 현 정부는 그마저도 없다." 한 변호사는 "혹시나 해봐야 언제나 역시나인 인사에 사람들이 신뢰를 보낼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해 공정하면서도 능력과 자질을 겸비한 공직 후보자를 엄선하기 위해 한층 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후보자의 업무능력이나 비전 등 정책검증은 외면하고 오로지 도덕성 흠집내기에 천착하는 현 인사청문 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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