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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만시지탄' 출정조사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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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교정시설 수용자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는 출정조사와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감찰 지시로 이어진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 모해위증 의혹 사건의 불씨도 검사가 수용자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증언 연습을 시켰다는 등의 불신에서 비롯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5년 8월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000여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대법관들은 3억원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만장 일치로 유죄로 판단했지만, 나머지 6억원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이상훈 대법관 등 5명이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증인의) 수사진술과 법정진술이 정반대"라며, 검사실 출정조사를 통한 진술서에 대해서는 "함부로 믿을 것이 못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심 증인신문기일까지 8개월 간 70회 이상 검사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지만, 1회 진술서와 5회 진술조서만 작성됐다"며 "(나머지) 60여회의 검찰청 출석에서는 어떤 조사를 받고 어떠한 조사를 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관들은 "검사가 (증인의) 허위 과장진술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는 대신, 검찰 진술조서상 진술을 번복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썼다는 의심이 든다"며 "인위적으로 (필요한) 진술의 증명력만을 확보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검사실 출정조사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수사를 통한 거악 척결이라는 검찰의 범죄대응역량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용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방어권 제약 등 위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무부가 출정조사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본보 보도<2021년 3월 22일자 1·3면 참고>와 관련해 법무부는 23일 "(현재) 방침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향후 충분한 논의를 통해 보다 나은 개선안을 마련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체적 진실 발견을 통한 유죄자 필벌도 기본권 보장과 적법절차의 원칙 속에 이뤄져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제도 시행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줄어든 지금이 오래된 관행을 손볼 수 있는 적기이다. 법무부의 출정조사 폐지에 법조계에서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반응이 많은 만큼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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