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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차등의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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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화려하게 상장했다.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은 국내 E-Commerce 시장의 잠재력을 재평가하게 하였고 관련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쿠팡의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은 상장 전에 소프트뱅크 손정의씨로부터 30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받았고,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무려 42억 달러를 조달했음에도 여전히 쿠팡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차등의결권(Dual Class Stock) 덕분이다.

 

김 의장은 쿠팡의 보통주인 Class A주식보다 무려 29배나 의결권이 많은 Class B주식을 보유한 덕택에 상장 이후에도 의결권 기준 76.7%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뉴욕증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막대한 자금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community에 입성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차등의결권을 통해 상장 이후에도 쿠팡을 자신의 철학과 비전으로 계속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고려요소였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참고로 뉴욕에 상장된 회사는 한국쿠팡을 100% 소유하고 있는 미국회사 Coupang LLC이다. 미국회사인 Coupang LLC가 투자를 받고 미국증시에 상장했기 때문에 차등의결권이 가능한 것이다. 한국쿠팡이 투자를 유치했거나 미국에 상장하려 했다면 한국 상법상 1주 1의결권 원칙 때문에 김 의장은 진작에 지분이 희석되었을 것이고, 경영권 위협을 우려해 상장을 주저했을지도 모른다.

 

쿠팡에 뒤이어 미국 상장 추진을 선언한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마켓컬리를 미국증시에 상장을 하더라도 차등의결권 제도를 이용할 수 없어 상장 이후 경영권 유지를 위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물론 대다수의 유럽국가와 한국 자본시장이 경쟁하고 있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심지어 중국도 과학혁신기업이 상장하는 쿼창판에서는 차등의결권을 인정하고 있다. 쿠팡의 뉴욕증시 입성은 우리에게 차등의결권 도입을 위한 진지한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이행규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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