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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률구조제도 통합 논의에 유의할 점

법무부가 법원과 법률구조공단 등에 분산되어 있는 법률지원 사업의 통합을 추진한다고 한다. 법무부가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1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법무부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를 포함한 법률구조제도 통합관련 입법안을 마련해 올 9월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법무부는 '공정한 형사사법을 통한 법치주의의 방안'으로 사법지원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에 대하여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법무부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사법지원 일원화 TF를 통하여 형사사건을 포함한 법률구조 시스템과 운영주체 등 주용쟁점 사항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국민 법률지원 사업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법률지원제도가 산재하다 보니 제공되는 서비스가 중복되기도 하고, 실제 법률 수요자 입장에서는 어디에 가서 법률지원신청을 하여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법률지원제도를 일원화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하겠다. 다만, 법무부의 이번 추진계획의 방점이 형사공공변호인제도의 도입과 맞물려 있다면 법률지원제도의 운영주체가 공정성을 확보하여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즉, 형사공공변호인제도의 취지는 경제력이 없는 피의자에게 수사단계에서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변호인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요구된다. 일전에 법무부는 수사기관이 법률구조공단에 사건과 법률구조대상자를 통지하면, 공단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었다. 그런데 형사공공변호인을 국가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선정하게 되면 피의자에 대한 수사(경찰 및 검찰)와 변호(법률구조공단)를 모두 국가가 관여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서는 이러한 지적을 염두에 두고 현재의 관주도형 법률지원구조를 민간주도형 구조로 탈바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살피건대, 각 법률지원 시스템에는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법원에 의한 소송구조는 재판을 받거나 받을 법원을 통하여 구조를 받는 장점이 있으나, 주로 소송비용의 지급유예나 면제에 그친다. 국선변호 역시 형사재판에서의 변호에 머물러 있다. 법률구조공단에 의한 법률구조는 법률전문가로부터 법률 지원을 받는 장점이 있으나, 법무부 소속이라는 한계로 인하여 형사사건, 국가소송사건, 헌법 소송 등에 제약이 있다. 반면,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및 대한변호사협회의 법률구조는 민간 단체가 주도하는 법률지원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 특히,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가사 사건의 법률지원에 관한 한 독보적인 역사와 경험을 자랑하고 있고, 변협은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에 의하여 법률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광범위한 영역의 법률지원과 전문 분야의 변호사들의 지원이 가능하다.

 

현재 법률구조공단의 독립성 확보 문제가 대두되는 현실과 일전의 형사공공변호인제도의 도입이 재야법조계의 의견 수렴에 실패하여 좌초된 점을 감안해 보면 대한변협과 같은 독립적 민간기구가 형사공공변호인제도 등을 비롯한 법률구조제도 전반을 주도하도록 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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