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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투기로 인한 이익 몰수를 위한 提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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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 제기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라 한다)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에 대한 전국민적인 공분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관련 직원들의 전수조사를 하고 합동특별수사본부를 마련하는 등 관련 혐의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할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관련자들에 대한 강한 처벌은 물론 3기 신도시 지정 및 보상으로 예상되는 막대한 이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수사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투기로 매수한 땅 내지 그로 인한 이익에 대한 몰수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투기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현행 법률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86조 제1항, 제7조의2이나 '업무처리 중 알게된 비밀'을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야 한다는 구성요건을 입증하여야 하는데 관련 업무 처리자가 아닌 직원들 또는 그들로부터 얻은 정보를 이용하여 위 토지를 취득한 경우에는 처벌은 물론 그로 인한 이익 몰수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서 현재 국회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소위 'LH 투기방지법'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업무 관련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토지를 취득한 LH직원뿐 아니라 위 정보를 LH직원으로부터 얻은 제3자까지 처벌범위에 포함시키고 그로 인한 이익을 몰수할 수 있도록 하고 법정형도 상향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형벌불소급 원칙에 의해서 이번 사안에까지 적용되어 관련 이익의 몰수까지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이번 사안과 같이 '범죄로 얻은 이익'의 환수를 위한 몰수는 그 법적 성질을 형벌이 아닌 보안처분으로 보아 불법 이익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 보고자 한다.

 

2. '범죄로 얻은 이익' 환수를 위한 몰수의 법적 성질에 대한 논의(신도욱, 범죄수익 환수 법제의 통일 방안에 관한 연구, 서울대 박사학위논문, (2020. 2.), 148-167면 중 일부를 요약·인용)

현행 형법상 '몰수'의 법적 성질에 대해서는 ①형법이 몰수를 형벌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재산형으로 파악하여야 한다는 견해, ②몰수를 형식적으로는 형벌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안처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 ③행위자 또는 공범 소유에 속하는 물건에 대한 몰수는 형벌이지만 제3자 소유의 물건에 대한 몰수는 보안처분이라는 견해, ④범죄제공물건, 범죄생성물건에 대한 몰수는 형벌이지만 범죄취득물건, 범죄대가물건에 대한 몰수는 보안처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 등이 논의되고 있다.


판례는 형법에서 몰수형의 부가성을 명정하고 있으므로 부가형이라고 판시하면서 형벌적인 성격을 인정한 판례(대법원 1980. 12. 9. 선고 80도584 판결)와 몰수·추징의 이익 박탈적 성격을 강조하는 판시를 함으로써 보안 처분적 성격을 인정한 듯한 판례(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1660 판결)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에 대한 해석도 나뉘고 있는 상황이다.

 
생각건대, 형법상 몰수의 법적 성질은 몰수의 대상에 따라 그 성질을 달리 보아야 하며 그 기준은 '범죄행위와의 관련성'의 밀접함의 강도에 따라 형벌적 성질이 강한지 보안처분적 성질이 강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전제에서 범죄제공물건, 범죄생성물건은 당해 범죄행위의 실행행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범죄에 기여하는 바도 크기 때문에 범죄관련성이 크고 그 행위에 대한 죄책을 묻는다는 측면에서 형벌적 성격이 강하다고 보아야 하고, 범죄취득물건, 범죄대가물건은 범죄의 실행행위가 완성된 이후에 생성된 것으로 범죄로부터 얻은 부정의(不正義)한 이익을 박탈하고 교정하여 장래의 범죄를 예방하는 목적이 주요하므로 이를 위한 몰수는 보안처분적 성격이 강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몰수의 대상에 따라 그 법적 성질을 달리 보는 접근 방식은 비교법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바, 미국은 금제품(禁制品, contraband), 범죄수익(proceeds), 도구(facilitation), 그리고 기업몰수(enterprise)로 몰수(forfeiture)의 대상을 분류하고 각각의 대상에 따라 다른 법리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독일도 형법 제73조에서는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Einziehung von Tatertragen bei Tatern und Teilnehmer)를 규정하고, 동법 제74조에서는 범죄에 사용된 도구 또는 범죄를 용이하게 한 물건에 대한 몰수(Einziehung von Tatprodukten, Tatmitteln und Tatobjekten bei Tatern und Teilnehmern)를 규정하고 있다.


3. '범죄로 얻은 이익' 환수를 위한 몰수의 운용 원리

'범죄로 얻은 이익', 즉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몰수를 보안처분으로 보는 경우라도 헌법 제12조 제1항에 따른 적법절차 원칙은 적용되는 것은 형벌적 성격을 갖는 몰수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몰수를 보안처분적 성격으로 보는 경우 소급효금지 원칙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죄형법정주의의 적용범위는 벗어날 여지가 있다. 이러한 경우 기본권 제한에 대해서는 비례의 원칙이 그 제한원리로 적용될 것이다. 헌법재판소도 보안처분의 일종인 보호감호에 대해 재범의 위험성, 상당한 개연성, 전과, 행위자의 연령, 성격, 가족관계, 교육정도, 직업,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후의 정황과 개전의 정 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헌재 1989. 7. 14. 선고 88헌가5 등).


한편, 범죄수익환수를 위한 몰수는 일종의 재산권 침해이므로 헌법상 소급입법 금지와 관련하여 진정소급입법은 허용되지 않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부진정소급입법은 허용될 것이다.


4. 제언

그 동안 주식 거래에 있어서는 미공개 정보 투자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과 몰수·추징이 있었지만 토지 거래에 대해서는 관련 처벌 규정이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고 뒤늦게나마 관련 법령을 정비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동산 정책의 공정성과 공직윤리에 대한 신뢰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행 형법상의 몰수 규정 체제 및 관련 법률 해석의 한계로 그 입법이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을 받을 위험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범죄가 발생한 경우 처벌 뿐 아니라 그로 인한 이익까지 박탈하여야 한다는 인식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으며, 특히 우리 국민은 전두환 사건, 세월호 사건 등을 통해 공직자의 부패범죄에 있어 처벌보다 불법 이익의 철저한 환수가 더 중요하다는 역사적 교훈도 가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1995년 1월 1일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정 이후 범죄수익 환수 관련 법령을 마련하기 시작하였으나 그때 그때의 사정에 따라 관련 입법을 제·개정한 결과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특별법만 5개이고 형법을 포함하면 6개의 법률이 존재하고 있고 관련 법령이 통일되어 있지 않은 문제점도 있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몰수는 범죄제공물건, 범죄생성물건 등과는 다른 법적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별도의 법률로서 독자적 규율이 필요하다. 즉 보안처분적 성질을 바탕으로 관련 입법을 통일하고, 역대 국회에서 도입 시도가 계속 되었던 독립몰수 등도 포함하는 입법적 노력이 병행된다면 이번 LH 직원들의 투기로 인한 범죄수익을 박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이와 같이 국민적 공분을 사는 범죄행위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신도욱 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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