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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기

[나의 여행기] 미국 보스턴에 어학연수 다녀온 김근영 변호사

케이프 코트 해안 따라 로드 트립… 팬데믹에서 ‘멋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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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F. KennedyHyannis Museum(존 F. 케네디 대통령 박물관). 코로나19의 팬더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Cape Cod중 거리에서 마스크를 강제하지 않은 지역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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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박자가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어느 날 갑자기 월든 호수 옆 작은 오두막에서 우주와 인생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삶과 같이, 나도 내 인생의 콜럼버스가 되기 위해 그렇게 일상을 벗어나 내 안을 새로움으로 가득 채우고자 보스턴으로 어학연수를 가기로 결심했다.

보스턴 어학 연수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던 나는5년 전 잠시 보았던 보스턴의 하늘빛과 물빛을 다시 한 번, 월든 호수를 조금 더 가까이, 더 오래 느끼며 살아보겠구나 하는 생각 하나만으로 앞으로 6개월 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 채, 그 곳을 향하고 있었다.


관중없이 경기하던 ‘펜웨이 파크’

문을 닫은 박불관 


- 보스턴 로건 국제 공항, 첫 날 시내의 풍경 -

열 세시간이 넘는 비행 후, 살을 가볍게 에는 듯한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눈 쌓인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을 나선 2020년 1월 어느 밤, 그늦은 시간까지 지금은 어디서도 보기 힘든 마스크 와 거리 둠 없이 도란도란 가까이 앉아 있던 사람들로 북적이던보스턴 시내 바의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스스로를 발산하기만 했던 지난 시간을 뒤로한 채, 내 안에 새로운 것들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시간이 다시 주어졌다는 것에 무한히 감사하는 마음을 담고서 그렇게 첫 날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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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칼리지 정경캠퍼스 잔디밭 곳곳으로 옹기종기 모여 강의를 들으러 뛰어가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 대학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도시 -
도시 내 그리고 근교에 유명 대학들을 품고 있는 이 작은 도시에서 대학의 낭만을 만끽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버드, MIT 가 위치한 보스턴 근교 캠브리지 부터, 시티 캠퍼스라 불리우며 도시 전체에 캠퍼스 공간을 흩어 놓은 보스턴 대학이 위치한 보스턴 시, 작은 채플처럼 아름다운 캠퍼스 풍경을 가진 보스턴 칼리지가 위치한 체스넛 힐까지, 원한다면 어느 대학 캠퍼스 든 들어가 산책하고,도서관에서 책을 읽어 볼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잔디밭에 옹기 종기 돗자리 깔고 누워 대학의 낭만을 즐기고, 체육관 한 켠에 앉아 열과 성을 다해 자기 대학 선수단을 응원하는 풍경도 엿볼 수 있음이 다시 대학생이 된 마냥 나를 신나게 하였다.

조성진과 보스턴 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관람은 행운


- 보스턴에서 문화 생활을 즐기려면 -

보스턴에서 학생으로서의 삶은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하기에 최적화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다양한 학생할인과 무료 공연 또는 티켓이 제공되기 때문이다.그 혜택 중 하나로 정말 저렴한 가격에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두차례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팬더믹 직전조성진과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이었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행운이었다.

팬더믹이후,많은 문화 시설들이 문을 닫았고, 펜웨이 파크도 예외는 아니었다.산책 길에 관중 없는 경기를 펼치는 선수단을 펜웨이 파크 주변 펍에서 휴대폰을 통해 즐기는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5년 전 펜웨이 파크 투어와 경기관람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쉬움만 남았을 것 같다.

MFA (Museum of Fine Arts),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등 보스턴에서 유명한 미술관들도 팬더믹 영향을 받았다.특히,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은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가 유럽에서 수집해 와 정성스럽게 꾸민 공간들이 전체적으로 중정과 함께 어우러져 수려함을 자랑하는데, 팬더믹 후 한동안은 폐장되었다가 여름 즈음 다시 문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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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State House 1713년 건축된 구 의사당, 팬더믹으로 safer at home advisory 가 내려진 상황이라 유례없이 한산한 거리 풍경을 자아냈다.

 

- 보스턴 시내 구경은 프리덤 트레일을 따라서 -

 

영국의 청교도가 처음으로 일구기 시작한 이 도시의 다운타운은 프리덤 트레일을 따라 걸으며,즐길 수 있다. 약 2.5 마일의 붉은 색 벽돌 선을 따라 걸으며 보스턴 커먼, 매사추세츠 주 의사당, 파크 스트리트 교회, 올드 그래너리 묘지, 킹스 채플, 킹스 채플 묘지, 벤저민 프랭클린 동상, 보스턴 라틴 스쿨, 올드 코너 서점, 올드 사우스 집회소,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 등 보스턴과 미국의 역사적이고 기념비적인 장소들을 조우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코로나 영향 피할 수 없었지만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


- 근교 여행지로 콩코드를 -

내 삶의 정수, 그것을 잊고 남들과 박자 맞추어 달리기에만 집중했던 삶을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보스턴 근교는 콩코드이다. 최소화된 물질적 삶을 실천하고자 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인생의 정수와 함께 정적이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월든 호수를 마주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산책코스를 돌아 그의 오두막에 서서 내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들을 곱씹었던 시간은 한 숨 돌려 다시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원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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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 Cod 해안가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광욕과 요트를 즐기고 있었다.


- 여름철 인기 휴양지 케이프 코드를 향해 -
전례 없는 팬더믹의 한가운데 맞이 한 나의 2020년 여름 휴가는 결국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스러질 것만 같았다. 그 절망의 끝에서 보스턴에서 만난 친구들과 나는 로드 트립을 가기로 결심했고, 우리는 어디로 갈지를 먼저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고, 멋진 절경 속 유명인들의 별장이 포진해 있는 결국 우린 케이프 코드 해안가를 따라 함께 여행하기로 결심했다. 반도의 가장 끝자리 프로방스타운부터 더듬어 내려와 JFK박물관을 볼 수 있는 하이애니스 등 각지에서 하룻밤 씩을 묵으며 돌아다닌 기억은 영원히 우리 마음 속에 남아 우리의 2020년 여름의 절망 속 한 줄기 빛이 되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 시대에 언제쯤 마스크를 벗고, 격리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시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만간 다시 여행을 한다면 반드시 그 곳을 다시 가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보스턴 추억을 회고했다.

갑자기 결정해 떠난 단기간 어학연수였지만, 팬더믹 덕분에 오히려 더 특별한 추억이 되어 내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것만 같다.코로나 이후 전세계 모두가 너무 힘든 삶의 환경 속에 놓여 있지만, 다시 자유롭게 여행할 그 날을 희망하며 하루하루를 잘 버텨내어 또 내 인생의 정수를 찾는 모험을 지속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김근영 변호사 (지아이셀)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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