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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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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 일정한 비율로 특정한 아이템이 나오게 되는 상품을 지칭한다. CD처럼 패키지를 구매해 즐기는 콘솔형 게임과는 달리 많은 온라인 게임은 이용자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하되 아이템 판매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 이른바 부분유료화 모델 -이 구조는 우리나라 게임업체가 세계 최초로 현실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을 채택하고 있는데, 고객의 아이템 구매는 창작자가 고된 개발의 보상을 받는 수단이기도 하다.

 

적절한 행운과 우연적 요소는 게임의 본질적 목적인 재미를 얻기 위한 필수적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게임의 지속성과 몰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영화 컨텐츠의 경우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창작해서 2시간 남짓 즐길 수 있음에 비해 게임은 수 개월, 심지어는 수년 동안 서비스되는데 -리니지 같은 게임은 1998년 출시돼 현재까지 서비스되고 있으니 그 서비스 기간이 20년도 넘는다- 확률형 아이템은 이용자에게 지속적인 재미를 주기 위한 컨텐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예컨대 하나의 퀘스트를 클리어 했을 때 항상 동일한 아이템이 나온다면 같은 던전에 반복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그냥 노동이 되지만 확률의 도입을 통하여 전혀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아이템은 게임 내 가상의 재화이기에 이걸로 떡을 사먹을 수도 없고 돈으로 바꾸는 환전 행위는 현행법상 더더욱 허용되지 않는다. 온라인 게임은 게임 컨텐츠의 측면에서는 게임산업법의 규율을 받고 사전에 등급분류 심사도 받는다. 아이템의 구매가 이루어지면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규율 역시 받게 된다. 그에 따라 게임사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을 속이거나 조작하는 행위는 당연히 법적 제재의 대상이 된다. 이는 확률의 공개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확률의 의무 공개로 이용자들의 문제 제기가 과연 줄어들 것인지, 이용자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인지가 충분히 실증되었는지도 의문이고 개발자의 창작 의욕에 갖가지 제약만 더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다. 잘못된 규제가 얼마나 산업을 왜곡할 수 있는지는 웹툰이 커지기 이전의 만화 분야만 보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많은 국민이 즐기는 게임을 5대악이라고 지칭하면서 '가짜 확률'이라느니 '확률장사'라느니 게임 산업 전체를 매도하는 자극적인 단어들이 문제 해결에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용자 보호와 산업의 발전이 조화될 수 있는 차분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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