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서초포럼

3월의 불안과 프레임

168384.jpg

학교에서 3월은 특별한 시간이다. 신입생이 입학하고 새로운 학년도가 시작된다. 요즘 입학식이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보면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거 입학식 축사에 있었던 의례적인 희망과 웅비의 찬가 대신 최근에는 신입생들에게 불안과 불안의 극복에 대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많이 건네곤 한다. 사실 3월에 입학과 새로운 학년의 시작을 모두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지만 정작 학생들의 마음 한쪽에는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 낯선 학교, 낯선 친구들. 3월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자리를 새롭게 잡아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법학전문대학원에서의 문제는 학생들이 느끼는 학습과 시험(특히 3학년에게는 변호사시험)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줄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그 불안이 다른 긍정적인 에너지원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코칭하는 것이다.

 

심리학자이자 '프레임'의 저자 최인철 교수는 프레임(Frame)을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라고 표현했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바라보는 창으로서의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3월의 불안을 어떤 프레임으로 볼 것인가도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법조인이라면 모두 '행여 잘못 기재된 문구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이미 작성한 소장이나 판결문, 계약서 등을 여러 번 다시 검토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사건일수록 불안감은 더 커지고 그 불안감을 이기기 위해 완벽하게 준비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이렇듯 '불안'이라는 감정은 실수를 줄이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의 프레임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대부분 모범적인 학창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자신이 기대했던 정도의 성취를 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는 상황을 불안해한다. 그런데 사실 자신이 설정한 계획과 높은 기준에 충족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이며 그 계획과 기준에 맞춘다는 것 자체가 드넓은 평야에 하나의 선을 긋고 그 선 위로만 걷겠다는 것 아닐까. 불안을 높은 성취를 향한 자기 검열의 프레임으로 제한한다면 그것은 자신이 그은 선의 양 옆으로 걷고 뛸 수 있는 드넓은 평야가 있는데도 좌절하고 실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제 법학전문대학원을 갓 졸업하고 새내기 법조인의 길에 들어선 졸업생들과 법학전문대학원에 막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3월의 막연한 불안을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보길 기원한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익숙한 공간, 익숙한 경험에 갇혀 있으면 불안하지 않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없을지 불안하다는 것은 내가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이고 역동적인 삶의 한 가운데 있다는 희망의 징표이다.

 

 

정소민 교수 (한양대 로스쿨)

리걸에듀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