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서초포럼

넘쳐나는 수사기관

168287.jpg

우리나라의 수사기관은 검찰과 경찰뿐이었다. 물론 특별사법경찰관제도가 있고 가끔씩 특별검사의 수사가 있었지만 특정사안에 국한하거나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대부분을 경찰이 먼저 수사하지만 검사가 경찰을 지휘하고 종국에는 검찰에서 모든 사건이 처리되었기에 사실상 일체화되어 검찰과 경찰의 구분도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검경수사권조정에 따라 검사는 경찰을 지휘할 수 없으며 중요 6대 범죄와 경찰범죄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가 가능하게 되었고, 경찰은 1차 수사종결권이 주어지면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나뉘고 국가경찰은 국가수사본부라는 조직으로 개편되고 있다. 이제 어느 기관에 고소하여야 할지, 경찰도 어느 경찰이 수사하게 되는지, 경찰 수사 이후의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등 익숙해져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은 찾기도 어렵지만 복잡하다. 뇌물액이나 편취액 등이 일정 금액이상 되어야 중요 6대 범죄가 된다는데, 수사초기에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거나 나중에 줄어들면 어떻게 하나. 검사가 경찰과 동일한 범죄사실을 수사하게 된 때에는 사건송치를 요구할 수 있지만 검사의 영장청구 전에 경찰의 영장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가 된다는 단서 규정을 형사소송법에 두고,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는 검사는 영장신청서의 접수를 거부하거나 지연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까지 있다. 앞으로 두 기관이 효율적으로 협력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큰 숙제이다.

 

추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생겼다. 공수처장 임명방법을 바꾸기 위해 제대로 시행도 전에 개정부터 하였는데, 현재 검사와 수사관을 선발하는 중에 있어서 언제 수사가 시작될지,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아주 궁금하다. 이런 상황에서 피의자가 된 서울지검장이 공수처에서 수사를 받겠다고 하니 참 희한한 일이 계속 벌어질 것 같다.

 

이렇게 수사기관들의 변화된 모습을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있는데, 중대범죄수사청이란 수사기관이 또 탄생할 조짐이다. 검찰이 가지게 된 6대 범죄 수사를 맡기겠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빼앗아 기소권만 유지된다고 한다. 수사권을 주지 않더라도 기소권이 있는 한 기소를 결정하고 공소유지를 하기 위해서는 전혀 수사를 못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수사기관을 넘쳐나게 하는 이유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국민들에게 수사기관 선택권을 주는 것은 또 어떨까.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없애면서 수사권을 제한하고 공수처까지 만들어도 부족하다며 갑자기 '검찰개혁 시즌 2'를 부르짖는 것을 보니 성형수술을 한 얼굴을 또다시 급하게 뜯어고치는 바람에 검찰개혁은 어쩌면 마귀얼굴이 될지도 모르겠다. 주먹이 바로 법이 되는 그야말로 야만의 질주가 계속되어 국가의 수사체계는 극도의 혼란에 빠뜨려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범죄자를 국민의 대표로 둔 업보이겠지만 도대체 누가, 언제 이를 멈춰 세울 수 있을지 너무 두렵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미국변호사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