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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이 준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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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가액이 100만원인 사건을 진행한 적이 있다. 소송가액은 작아도 사건 당사자가 지인이었고 상대방이 매우 적극적이어서 조심스러웠는데, 다행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그런데 판결결과보다 더 감동한 건 판결문을 받고서였다.

 
소송가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사건은 소액사건심판법 제11조의2 제3항에 의하여 판결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소액사건의 경우 판결문에 판결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기재되어도 매우 간략하게 기재되어 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알 권리와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당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제도개선의 목소리가 많다.

 

그런데 필자가 받은 판결문에는 사건이 아주 소액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판결이유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당사자들의 주장들과 제출된 모든 증거들을 살펴보고 결론을 내린 이유가 기재되어 있었다. 큰 감동을 받았고, 의뢰인들에게도 판결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법원의 권위와 재판부에 대한 존경은 법과 제도에 의해서 또는 신분에 의해서가 아닌 재판부 스스로의 고단한 노력과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다. 판사 1인당 배당사건 수가 연간 수백 건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배당된 개개 사건들에 대하여 판결을 내리기에도 벅찬데 이런 소액사건까지 판결이유를 세세하게 기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당사자들을 위하여 없는 시간을 쪼개 판결이유를 자세하게 기재한 재판부의 노력에 절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법원 안팎으로 시끄러운 요즘 이런 것들에 초연하여 최선의 판결을 내리기 위하여 사건 당사자들의 주장과 증거들을 빠짐없이 살펴보고 판결문 하나하나 세심하게 작성하느라 밤낮없이 수고하고 게시는 많은 판사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윤원서 부회장 (서울서부법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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