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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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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과 옵티머스 사태가 해를 넘기고 있다. 그런데 이 사모펀드(일명 '헤지펀드') 사태로 인해 PEF(Private Equity Fund)가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한국 법체계나 시장환경에서 헤지펀드와 PEF는 엄연히 다르다. PEF는 특정기업을 매수해 기업가치를 제고하여 이를 매각한 후 수익을 올리는 buy-out 전략을 기본으로 하는 사모펀드로, 2004년 도입되어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2019년 말을 기준으로 721개의 PEF가 설립되었고, 약정액이 84.3조 원(출자이행액 61.7조 원)에 이르며, 2019년도에만 11.7조 원이 회수되었다. 또한 PEF는 3년 내지 5년의 장기투자를 기본으로 하고, 다양한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은 물론 최근 두산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보는 것처럼 대기업 구조조정과정에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 오고 있다. 특히, PEF는 투자자인 LP(Limited Partner)가 운용주체인 GP(General Partner)의 선정은 물론 투자 과정에서도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받고, 공동투자, 성과보수, 보수환수 등의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운용사를 견제할 수 있다.

 

그런데 2015년 7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도입된 헤지펀드는 그 도입 연원과 시장참여자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사모펀드의 본질적인 속성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지 못했다. 투자신탁인 헤지펀드의 판매는 우리 자본시장법상 대부분 증권회사나 은행 창구를 통해 이루어진다. 투자자들이 헤지펀드 운용사와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용상품과 운용전략을 실제 운용주체로부터 듣지 못하고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운용사-판매사-신탁업자-사무관리회사로 분리된 펀드 관리구조가 결과적으로 허점으로 작용했다.

 

PEF는 이미 한국 자본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IMF와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국계 사모펀드들에게 다시 손을 벌리지 않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실력 있는 토종 PEF 지속적인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PEF를 기관중심으로 설계하고 보다 자유로운 펀드운용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

 

 

이행규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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