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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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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경우를 제외하면 구속은 수사시, 판결선고시, 이렇게 두 차례 가능하다.

 

수사 필요성에 따라 구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는 이에 반대해 왔다. 형사소송법이 요구하는 구속사유가 우선이지, 수사필요성, 수사편의 목적으로 사전형벌인 인신구속을 고려하는 것은 제도 남용이다. 이를 통제하는 것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재판이다. 일단 구속되면, 적부심, 취소, 집행정지, 보석이 아니고서는 구속을 벗을 수 없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면, 구속은 상급심에서도 유지된다.

 

그런데 수사 때 불구속 상태였던 사람은 이와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 대신, 판결선고시 황당한 순간을 맞을 수 있다.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실형이 선고되며 갑자기 구속될 때다. 이러한 법정구속은 기습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보석청구와 항고절차로 불복하더라도 거의 성공하지 못한다. 어떤 분은 상급심 법관의 판단을 선취하는 나쁜 관행이라고 한다. 필자는 그래서 '구속을 요하는 이유를 판결문에 반드시 설시할 것'과 '보석기각결정문은 상세히 기재될 것'을 요구해 왔다.

 

최근 대법원도 그간의 반성적 고려에서, 구속과 관련한 거의 유일무이한 예규를 개정했다. 인신구속사무의처리에관한예규 제57조를 개정하여, 앞으로는 구속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법정구속을 하도록 바꾸었다. 법원행정처는 구속에 관한 형사소송법 원칙에 충실할 필요성, 실무상으로도 형소법에 따라 법정구속 여부가 판단되고 있는 실정을 고려했다는데(본보 2021년1월 28일자 1면 참고), 失機한 변명이 아닌가. 법관은 대법원예규를 준수하려 해왔지, 예규대신 형소법 규정을 더 충실히 적용한 사례가 적었다. 쉽사리 방어권을 침해하는 관행은 무죄추정원칙에 반하고, 법조의 골칫거리였다.

 

대법원, 대검찰청은 각종 규칙이 부당히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한 것이 없었는지, 상위법에 없는 내용을 규정·규칙·지침·예규의 이름으로 신설하거나 개악해 실무를 운영하지 않았는지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시행규칙 전부를 국민에게 공개해 시민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내부규정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규칙이 공무원에게 징계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그 결과 기계적 부당 앞에 국민을 세우지 않았는지 우려되지 않는가.

 

 

천주현 변호사 (대구회)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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