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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새로 개정·시행되는 ICC 중재규칙의 주요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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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국제중재기관 중의 하나인 국제상업회의소(ICC,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는 COVID-19으로 인한 비대면 심리의 증가 등 최근 국제중재의 추세 및 중재절차의 효율성·유연성과 투명성에 관한 필요를 반영하여 2021년 1월 1일부터 발효되는 개정 ICC 중재규칙을 최근에 발표하였다.

 

2021년 ICC 중재규칙 개정 내용 중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COVID-19 사태 아래에서 중재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비대면 심리와 전자 방식을 통한 서면 제출과 교신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추가하였고 효율적이고 신속한 사건 관리를 위하여 중재판정부의 절차적 권한과 의무를 확대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2021년 ICC 중재규칙은 최근에 증가하고 있는 중재절차에서의 제3자 자금지원(third-party funding)과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중재인과 자금 지원자 간의 이해상충 문제 또는 당사자의 법률대리인 교체시 발생할 수 있는 중재인과 새로운 법률대리인 간의 이해상충 문제를 다루는 규정들을 추가하여 중재절차의 투명성과 중재판정부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있다.

 

그리고 개정 ICC 중재규칙은 보다 더 유연하고 효율적이며 신속한 중재절차의 진행을 위하여 추가 당사자의 인입(joinder), 중재절차의 병합(consolidation), 신속중재절차(expedited procedure)에 관한 규정들을 개정하였다.

 

이 밖에도 ICC가 주관하는 투자중재사건들이 최근에 증가함에 따라 개정 ICC 중재규칙은 투자중재와 관련된 규정들을 추가하였으며 중재판정부 구성에 있어서의 형평성과 중재판정의 성공적인 집행을 도모하기 위한 규정들을 도입하였다.

 

2021년 ICC 중재규칙은 2021년 1월 1일 또는 그 이후에 제기된 중재사건에 적용되는데 그 구체적인 주요 개정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심리 및 서면 제출 방식

기존의 2017년 ICC 중재규칙은 제25조 제2항에서 "당사자가 제출한 서면 기타 모든 근거 자료를 검토한 후 중재판정부는 어느 당사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대면 심리를 진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대면 방식으로 심리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COVID-19으로 인하여 비대면 방식으로 심리를 진행해야 되는 상황이 증가됨에 따라 개정 2021년 ICC 중재규칙은 위의 제25조 제2항을 삭제하고 제26조 제1항에 중재판정부가 당사자들과의 협의한 이후에 "화상회의, 유선 또는 기타 적절한 통신 방법"을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심리를 진행하는 것을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규정을 추가하였다. 

 

뿐만 아니라 COVID-19 사태로 인하여 당사자들이 서면을 출력된 자료(hard copy)로 우편송달하는 방식으로 제출하는 것이 번거롭게 됨에 따라 2021년 ICC 중재규칙은 전자 방식으로 서면과 교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더 분명히 위해 제3조 제1항을 개정하였다.


2. 이해상충 관련 규정
(1) 자금제공자 공개 의무

당사자들이 제3자로부터 중재비용을 조달받고 중재절차를 진행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중재인들이 이해상충에 관한 판단을 위해서 그러한 제3자의 신원을 알아야 될 필요성이 많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ICC는 2021년 개정 중재규칙에 당사자가 중재비용의 조달을 위해 제3자와 자금조달약정을 체결하고 제3자가 중재판정의 결과에 대하여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당사자가 그러한 제3자의 존재 및 신원을 ICC 사무국, 상대방 당사자 및 중재판정부에 고지하도록 하는 규정을 추가하였다(제11조 제7항). 

 

(2) 당사자 대리
또한 2021년 ICC 중재규칙은 당사자의 법률대리인 교체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정들을 도입하였다. 개정 ICC 중재규칙은 당사자가 법률대리인을 교체하는 경우 이를 중재판정부, 상대방 당사자 및 ICC 사무국에 즉시 고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제17조 제1항) 당사자의 법률대리인의 교체로 인하여 이해상충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경우 중재판정부가 새로이 선임된 법률대리인의 중재 절차에의 참여를 일부 또는 전면적으로 배제시키는 등 이해상충을 피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제17조 제2항). 

 


3. 효율적이고 신속한 중재절차의 진행을 위한 규정
(1) 추가 당사자의 인입

기존의 2017년 ICC 중재규칙에서는 중재판정부가 구성된 후에는 모든 당사자들이 합의하지 않는 한 제3의 당사자를 중재절차에 추가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ICC 중재규칙에서는 다른 당사자들의 동의가 없더라도 어느 당사자가 중재판정부의 허락을 받고 제3의 당사자를 추가로 중재절차에 끌어들일 수 있게 되었다(제7조 제5항).

 

(2) 중재절차의 병합
2017년 ICC 중재규칙은 "중재의 모든 청구가 동일한 중재합의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경우" 중재절차의 병합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제10조 b항) '동일한 중재합의'가 단일한 중재합의뿐만 아니라 복수의 계약에 포함된 동일한 내용의 중재합의까지도 포함하는 의미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이에 2021년 ICC 중재규칙은 위의 문구를 "중재의 모든 청구가 동일한 중재합의 또는 복수의 합의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경우(all the claims are made under the same arbitration agreement or agreements)"로 수정함으로써 위의 후자의 경우(즉 복수의 계약에 포함된 동일한 내용의 중재합의에 기초한 여러 청구가 있는 경우)에도 중재절차의 병합이 가능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3) 신속중재절차 적용 대상 분쟁의 확대
2017년 ICC 중재규칙 하에서는 분쟁 금액이 미화 200만 달러 미만일 경우에만 신속중재절차가 자동으로 적용되었으나(제30조, Appendix VI) 2021년 ICC 중재규칙에서는 신속중재절차의 적용 대상이 되는 분쟁 금액을 미화 300만 달러 미만으로 상향하였다. 이에 따라 신속중재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 있는 ICC 사건의 범위가 확대되었다. 

 

(4) 사건 관리
2017년 ICC 중재규칙은 "중재판정부가 효율적인 사건관리를 위해 적절한 절차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나(제22조 제2항) 2021년 ICC 중재규칙은 중재판정부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위의 규정을 개정함으로써 효율적인 사건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의무를 중재판정부에게 부과하고 있다. 

 

또한 2017년 ICC 중재규칙 하에서는 중재판정부가 사건관리회의(case management conference) '이후' 중재절차일정을 정하도록 하였으나 개정된 2021년 ICC 중재규칙 하에서는 사건관리회의 '이후 가능한 조속히' 중재절차일정을 정하도록 함으로써 중재절차일정의 신속한 확립을 도모하고 있다(제24조 제2항).


4. 투자중재 관련 규정

최근에 ICC가 주관하는 투자중재사건들이 증가됨에 따라 2021년 ICC 중재규칙은 투자중재에 관한 규정들을 추가하였는데 개정 ICC 중재규칙은 당사자들이 달리 합의하지 않는 한 투자 중재에서 어느 당사자와 동일한 국적을 가진 자가 중재인이 될 수는 없다는 내용의 규정을 추가하였다(제13조 제6항). 또한 개정 ICC 중재규칙은 긴급중재인 제도가 투자중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규정을 추가하였다{제29조 제6(c)항}. 

 


5. 중재판정부 구성의 형평성과 중재판정의 집행
(1) 중재합의가 불공정한 경우 ICC 중재법원(Court)이 중재판정부 구성원 전원을 선임할 권한

기존의 2017년 ICC 중재규칙은 3인 이상의 다수 당사자 중재절차에서 당사자들이 중재판정부의 구성 방식에 관하여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 ICC 중재법원이 중재판정부 구성원 전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제12조 제8항). 2021년 ICC 중재규칙은 당사자들이 중재판정부의 구성 방법에 관하여 합의를 하였더라도 그러한 중재합의가 불공정(unconscionable)함에 따라 중재합의와 중재판정이 무효로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3인 이상의 다수 당사자 중재절차뿐만 아니라 2인 당사자 중재절차에서도 ICC 중재법원이 중재판정부 구성원 전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의 규정을 추가하였다(제12조 제9항). 


(2) 추가 중재판정

2021년 ICC 중재규칙은 중재판정의 판단 유탈로 인하여 중재판정의 승인·집행이 거부되거나 중재판정이 취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중재판정이 당사자의 청구·주장에 대한 판단을 유탈할 경우 당사자가 판단이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추가 판정을 중재판정부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추가하였다(제36조 제3항).


 

김선영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국제중재팀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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