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미국변호사 이야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 합격수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 결과가 1월 8일 발표되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국의 약 20개 주에서 온라인으로 미국변호사 시험이 치러졌다. 캘리포니아주도 온라인으로 시험이 진행되었고 9,301명이 응시해서 5,292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합격률 60.7%). 7,764명이 응시해 3,886명(합격률50.1%)이 합격한 2019년 7월 시험에 비해 합격률이 높아졌다. 


본지는 미국변호사 시험 준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법률신문사와 로앤비가 공동 운영하고 있는 미국변호사 시험 준비 과정에 수강하여 강병진 미국변호사 등 강사진의 강의와 교재, 자료 등으로 미국변호사 시험을 준비하여 2020년 10월 치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박철균 변호사의 합격 수기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167430.jpg들어가며
본 글은 한국 변호사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을 치르는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시험준비전 배경

저는 국내에서 초중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프랑스에서 MBA를 취득했습니다. 졸업 후 사기업에서 5년 가량 근무하고 국내 로스쿨을 병행하여,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이후 2년 6개월이 지난 후에 미국 변호사 자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서부의 경제중심지이고, 외국 변호사에게 현지 LLM (법학석사) 과정 수료 등 추가조건 없이 시험 응시 자격을 주었기 때문에, 이 곳으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온라인 강의 수강

2019. 10. 미국변호사시험 준비 온라인 강의 과정에 (법률신문/로앤비 공동주관) 등록했습니다. 한국어로 운영되며, 약 160시간 분량의 변호사시험 전과목 강의를 제공받습니다. 미국 학생이 활용하는 현지 온라인 과정을 들어보지 않아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본격적인 시험 준비의 기초가 되는 용어와 개념을 익히고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강의는 2019. 11. 15. 부터 시작해서, 12. 10. 까지 하루 평균 6강 정도를 1.25 ~ 1.5배속으로 훑어보았습니다.강의를 듣는 외에 별도 예습, 복습은 하지 않았으며 하루 3 ~ 4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2020. 2. 시험 응시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은 연2회이며, 상반기 시험은 2월 네번 째 화, 수요일에 치러집니다. (2020년은 2월 25 ~ 26일)

본 과정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던 중인 2019. 11. 26. 다음 해 2월 예정된 시험을 신청했습니다. 국내 로스쿨 2학년 재학 중 3학년이 보는 변호사시험 모의고사를 미리 치른 것이 이후 수험준비에 도움이 되었다는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시험은 사례형 5문제 5시간, 기록형 1문제 1.5시간, 객관식 200문제 6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온라인 전환 후 다소의 변화 있음. 후술 참조) 먼저 amazon.com을 검색해서 각 유형별로 평점이 높은 문제집을 한 권씩 구입하는 것으로 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객관식은 시험범위인 7개의 과목별로 정리된 문제집의 395문제를 2019. 12. 10. 부터 풀기 시작해서 같은 달 27일에 완료했습니다. 이 때는 문제풀이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문제 유형 파악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같은 책에 수록된 모의고사 300문제는 2020년 1월 말 설 연휴를 이용해서 하루 3시간 100문제 3회를 실전처럼 풀어보았습니다.

전국변호사시험 출제위원회에서는 (National Conference of Bar Examiners) 객관식, 사례형, 기록형 등의 공식 온라인 학습물을 판매하는데, 그 중에 객관식 총 525문제를 2020. 2. 1. ~ 9. 까지 풀었습니다. 사례형과 기록형 문제는 별도로 풀지 못했습니다.

사례형은 객관식에서 다루는 7과목과 사례형 전용 5과목이 더해진 총 13개의 분야를 다룹니다. 제가 구한 사례형 문제집은 각 과목의 이론 요약집과 기출문제 5회 및 해설로 이루어져 있는데, 요약집은 따로 읽지 못했고, 기출문제를 읽은 후 곧바로 해설을 읽는 방식으로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고자 했습니다. 가급적 하루에 한두 과목 분량을 읽기로 하고,2019. 12. 31부터 시작해서 2020. 1. 12.에 1회독을 마쳤습니다.

기록형은 특정 법률지식을 알 필요는 없고, 문제 내에 제공되는 판례와 법령만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한국 변호사시험과 차이가 있지만, 그 외에는 비슷합니다. 문제집은 기록형 메모 작성법과 시간배분 등 시험기술 안내, 기출문제 5회와 그 해설, 추가연습문제 2회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2020. 2. 10. ~ 13. 까지 전체 내용을 1회독했으며 이후 시험을 치르기 전까지 2문제를 실전처럼 시간배분 해서 연습했습니다.

2020. 1. 8. 부터 본 과정의 온라인 강의에서 추가 제공하는 4주 8회 20시간 과정의 오프라인 스터디에 참가했습니다. 객관식, 사례형, 기록형 유형의 시험 풀이 요령을 강의하고 축약된 모의고사를 치루었는데, 혼자서는 하기 싫은 실전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2월 부터는 그 동안의 준비 과정에서 정리한 객관식, 사례형, 기록형 문제집 각 1권을 오답 중심으로 다회독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응시 전까지 평균 공부 시간은 주중 하루 2 ~ 3시간, 주말 하루 4 ~ 5시간 정도였습니다.

시험 전 주 수요일에 현지로 출국했으며, 시차 적응 목적으로 내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 가져갔습니다. 시험은 LA 근교의 컨벤션 센터에서 치렀으며, 항공료, 숙박 등 체제료, 시험응시료로 대략 5,000불 가량을 지출했습니다. 이후 귀국하니 한국에는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이 심해진 상태였습니다.

시험결과는 2020. 5. 8. 발표되었으며, 불합격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불합격자에 한해서 각 유형, 과목별로 시험점수를 공개하며, 사례형과 기록형은 본인이 쓴 답안지까지 다운로드받아 볼 수 있습니다. 사례형과 기록형은 예상한 정도의 점수였지만, 객관식은 정답율이 62% 정도로 기대치보다 못한 결과였습니다. ‘객관식을 조금 더 준비했더라면’ 이라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자신의 수준을 파악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2020. 10. 시험 응시

하반기 시험은 매년 7월 네번 째 화, 수요일에 치러집니다. (2020년은 예외적으로 10월 5 ~ 6일)

미국과 전세계에서 코로나 전염병 유행이 심각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7월 시험 응시는 포기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7월 시험을 10월로 연기하고, 시험장에 갈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응시할 수 있게 하며, 합격점수도 영구히 하향조정한다는 캘리포니아주 대법원 결정이 2020. 7. 17. 있게 되어, 그 때부터 재응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2월 시험을 본 후 또는 최소한 불합격한 직후에라도 준비했다면 이상적이었겠지만,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시험 준비 내용은 2월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달라지거나 추가된 부분만 서술합니다.

객관식의 경우 문제집을 한 권 더 풀어보았습니다. 지난 시험 때 준비했던 객관식 문제집의 두번째 권을 구매만 하고 풀지는 않았는데, 되돌아 생각해 보니 좀 더 철저히 준비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못했던 것이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사례형의 경우 기출문제와 해설만이 아니라, 문제집의 과목별 이론요약 (핸드북 또는 찌라시) 부분을 차분히 읽어보았습니다. 다회독을 할 수록 “아하” 하는 순간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객관식 문제집에 있는 과목별 이론요약도 읽기 시작했는데, 이런 식으로 요약집을 다회독하니 두서 없이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을 한 줄기로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록형의 경우 문제집에서 기존에 눈으로만 읽고 넘어갔던 2회의 추가연습 문제를 꼼꼼히 살펴보았고, NCBE에 올라와 있는 다른 주의 기출문제도 2회를 추가로 연습했습니다.

이번에는 학원에서 제공하는 오프라인 스터디는 재수강하지 않고, 친구와 함께 4주간 주1회 2 ~ 3시간 정도 주관식 실전문제를 풀어보는 개별 스터디를 했습니다.

온라인 시험은 한국에서 원격으로 응시가 가능하지만, 시험시간은 캘리포니아주 표준시 (Pacific Standard Time) 기준이기 때문에, 시험 전 주부터 PST에 생체시계를 맞추기 위해 수면제를 처방 받아 복용했습니다.

2020년 10월 온라인 시험의 구성은 객관식이 200문제에서 100문제로 줄어드는 등 일부 변화가 있었으나 큰 틀에서는 기존과 유사했습니다. 최초로 치루어지는 원격 온라인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출제위원회에서 제공하는 공지, 메뉴얼 등 사전안내과정과 원격시험 소프트웨어가 잘 준비되어 있어 시험 진행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미국의 소프트파워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응시 비용으로 1,164불을 지불했으며, 그 외 특별한 지출은 없었습니다.

시험결과는 2021. 1. 8. 발표되었으며, 합격이었습니다. (7월 시험의 경우 통상 11월 경 합격여부가 발표된다고 합니다.) 합격여부만 공개될 뿐, 점수는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한끗 차이였는지, 여유있는 합격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시험을 치르면서, 지난 2월에 시험을 본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번 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큽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수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시험을 준비한다면 이렇게 할 것 같습니다.

- 학원강의 도움은 받을 것 같다. 시간절약이 된다. 온라인 강의를 최대한 빨리 마치고, 수험준비에 집중하는 전략은 좋았던 것 같다.
- 객관식 준비는 가장 먼저 하고, 필요한 것 보다 조금 더 하겠다. 하지만 문제풀이 숫자를 무조건 늘리라는 것이 아니고, 오답복습 횟수를 늘린다는 의미이다. 객관식 준비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례형에 대한 대비도 된다.
- 객관식 문제집은 Strategies & Tactics for the MBE 1, 2권이 (Emanuel, Steven L. 저, Wolters Kluwer 출판사) 좋았다. 미국에서도 기본으로 보는 객관식 문제집이라고 한다. 가급적 1권 뿐 아니라 2권도 풀어보자. 서두의 시험 전반에 대한 개요와, 각 과목별 대비전략 및 내용요약도 좋아서, 찬찬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NCBE 공식 온라인 문제집도 필수이다. 그러나 이 정도 분량을 넘어서 다른 교재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 사례형 문제집은 Essay Exam Writing for the California Bar Exam이 (Mary Basick and Tina Schindler 저, Wolters Kluwer 출판사) 좋았다. 각 과목마다 제공되는 요약집은 핸드아웃으로서의 내용도 충실해서, 사례형 뿐 아니라 객관식 대비에도 도움이 되었다.
- 객관식과 사례형 문제집에 담긴 과목별 내용요약은 (아웃라인, 핸드아웃, 찌라시) 차분하게, 여러 차례 읽어볼 것이다. 반복해서 읽을수록 “아하” 하는 때가 많아졌다. 이 내용요약을 최종 요약본으로 삼았는데, 실전대비로 손색이 없었다.
- 사례형과 기록형을 준비할 때, 도대체 내가 영어로 이런 내용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 라는 좌절감에 너무 힘들어 하지 않는다. 좋은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소설을 여러 권 읽는 것이 먼저인 것 처럼, 사례형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잘 쓴 사례형 답안을 많이 읽는 것이 먼저이다. 쓰는 것은 그 다음이다.
- 쓰는 연습은 필요하다. 고통스러운 과정이므로 가능하다면 그룹스터디 등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 계획대로 진행하기 수월할 것 같다.
- 기록형 문제집은 California Performance Test Workbook: Preparation for the Bar Exam이 (Mary Basick and Tina Schindler 저, Wolters Kluwer 출판사) 좋았다.
- 최고의 교재를 찾는 노력보다는, 가지고 있는 교재를 한 번이라도 더 보는게 현명한 시간 투자일 것이다.
- 실전 시험을 빨리 등록한 것은 잘 했던 것 같다. 준비 과정이 괴로워서 후회도 했지만, 공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니 별 수 없이 준비를 하게 되었다. 운 좋게 합격할 수도 있는 것이고, 불합격해도 그 다음 준비를 위한 귀중한 자산이 되므로 어느 경우든 가치가 있다.


마치며

양창수 석좌교수는 명저 “민법입문”에서 법 지식은 비교를 통해 습득된다고 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미국의 연방제도에 근거한 법률 체계를 한국의 법리와 비교하면서 배울 수 있어, 고됐지만 한편으로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준비과정에서 생소한 법체계와 외국어의 벽에 압도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뒤돌아 생각해보니, 치열한 훈련 과정을 통해 한국 법률체계를 습득하고 현재의 자리에 오른 한국의 변호사 대다수에게 미국 변호사시험은 충분히 도달 가능한 목표인 것 같습니다. 미국 변호사 시험 준비를 결심한 변호사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준비 과정에서 기록형 첨삭요청 및 각종 질문에 흔쾌히 도움을 주신 강병진 뉴욕주변호사님, 조국현 뉴욕주변호사님, 스터디에 기꺼이 참여해서 자기 일처럼 도와준 강희웅 변호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박철균 변호사 (변호사시험 6회·서울회)

 

미국변호사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