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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변호사 단체의 향후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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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와 각 지방변호사회의 임원들을 선출하는 선거가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맞추어, 새롭게 출범하게 될 변호사회에 바라는 부분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는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을 두고, 일정한 규모 이상의 주식회사에 대해서는 회사와 독립된 외부의 감사인이 그 주식회사에 대한 회계 감사를 실시하여 회계 처리가 적정하게 되도록 함으로써 이해관계인을 보호하고 기업의 건전한 경영에 대한 감시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는 스타트업에 속하는 벤처회사의 전략이사(CSO)를 맡아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여 회사를 성장시키다 보면, 처음에 회사가 작을 때는 구성원도 몇 명 없고, 마케팅, 운영, 재무, 인사 등이 제대로 분화되지도 않아 해야 할 일들이 닥칠 때마다 그때그때 처리하게 되며, 경영자가 기업의 모든 세부적인 점들까지 모두 신경 쓰고 결정하는 이른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Micro Management)가 가능하나,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져 회사의 규모가 특정 수준이 넘어가게 되면 더 이상 몇 명의 힘으로는 모든 업무들을 해내지 못하게 되어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고, 회사가 조직화되어 각 업무의 분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한 사람이 모든 업무들을 파악할 수는 없는 상태가 됩니다.

 

회사가 지출하는 비용이나 벌어들이는 수입이 양적으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의 경우 서비스지역의 확장 또는 지점의 증가로 각 지방자치단체들과의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회사가 취급하는 서비스의 주관 부처와도 관계를 맺게 되며, 이용자의 증가에 따라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상대방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이러한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회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회사의 규모가 특정 수준에 이르면 법률문제가 가시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직원이 증가함에 따라 노무에 관한 문제가 다수 발생하게 되고, 회사에 대한 외부 투자가 이루어지면 투자 계약의 세부적인 권리, 의무를 정하는 문제 및 신주 발행 등 상법상 절차에 대한 문제가 따라오게 되며, 재화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채무불이행 문제 등 다양한 법률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이 지켜야 할 법령이 회계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재화나 서비스를 차질 없이 생산하고 지속적인 판매가 이루어져 비용은 줄어들고 이익은 증가하도록 고민하는 데 여념이 없는 경영자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법령들이 아무래도 부차적인 문제로 인식되기 마련입니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고용계약에 따른 인건비도 경영자 입장에서는 비용으로 인식되어 어떻게든 줄이려고 하기 십상이고,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보건 교육이나 직장 내 괴롭힘 방지교육, 개인정보보호교육 등 법정의무교육들도 유심히 신경 쓰지 않으면 놓치게 됩니다. 만약 회사의 대표가 '우리 회사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 없다' 고 생각하거나, 책상에 앉아 업무를 수행하는 개발자가 주된 구성원인 IT산업 등의 경우에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교육이나 산업안전보건법상 교육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높습니다.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법령상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우에는 자칫 커다란 피해가 초래될 수 있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충분한 감시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단지 회계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회사가 법적 절차와 기준을 지키고 있는지에 대하여 외부 법률 전문가의 감사를 필수적으로 받도록 하는 외부 법무감사 제도가 도입되어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다면 기업들의 건전한 경영이 촉진될 뿐 아니라, 법조 직역의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덧붙여, 지금 세계는 코로나 팬데믹(Pandemic)으로 신음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연일 5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사람들의 삶이 바뀌었고, 서로 모이지 않는 것이 미덕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법원에서도 벌써 수차례 재판기일을 연기할 것을 권고하였을 정도입니다.

 

이제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3,000만 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여야 가시적인 효과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코로나는 쉽게 종식될 것 같지 않으며, 올해에도 사람들은 코로나 방지 수칙을 지키며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법조계에서도 코로나 방지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추가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최근 서울변호사협회에서는 경유증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전자 경유제도 및 각종 선거에서 온라인으로 투표할 수 있는 전자투표 제도를 를 실시한 바 있는데, 전자소송 도입 이후 재택근무를 하는 변호사들이나 직원 없이 1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변호사들이 소송 수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나, 사건마다 첨부하여야 하는 경유증표는 회관에 와서 구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전자 경유제도가 신설되면서 이러한 불편함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물리적 접촉의 감소로 코로나 확산 방지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선거를 위해 투표소에 다녀가는 많은 사람들을 고려하면 전자 투표 제도의 도입은 온라인을 활용함으로써 코로나 확산을 방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온라인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들을 최대한 전산화한다면 코로나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조계 전체의 업무 능률을 높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구성 변호사 (법률사무소 제이씨앤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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