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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우스 다이어리] 김수정 SK스토아(주) 변호사… ‘어린왕자’를 생각하며

업무 결과 즉시 나타나지 않아도 사명감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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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심듯 나무를 심고, 나무를 키워 인재를 키운다” 며 그룹 선대 회장님이 인재양성 의지로 직접 나무를 심었다는 뜻깊은 곳에서 SK그룹 연수가 시작되었다. 그룹 관련 문제를 내리 맞추며 상으로 받은 인등산 자작나무 샤프 두자루를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다시 신입사원이 된 기분이 들었다. 로펌에서의 전투적인 변호사 생활을 뒤로 하고 그동안 밤낮 없이 일하며 쌓은 전문성을 기업 내에서 한껏 뽐내겠다는 나름의 포부를 안고 사내변호사 생활을 택했고 어느덧 2년이 넘어섰다. 정유사에서의 법무팀 근무경험, 변호사가 된 이후의 로펌 근무경력, 그리고 다시 기업에서의 법무파트 총괄로서의 근무경험은 변호사로서 각 영역에서 일할 수 있는 여러 기회와 가능성 그리고 한계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대체적으로 업무 강도면에서는 사내변호사가 로펌 변호사보다 약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의 법무팀이 사내 직원들 뿐 아니라 고객, 파트너사, 주주, 이사회 등의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법무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며, 사안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및 Legal Risk Management 에서의 ‘균형감각’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에 사내변호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어쩌면 로펌 변호사보다 더 방대하고 엄격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마음에 되새겨

 

사내변호사는 법조인의 일원으로 정의를 구현하고 준법경영을 선도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결국 회사의 월급을 받는 조직원으로서 궁극적으로는 회사의 성장을 지원해야 하는 이중적인 지위로 인하여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즉, 사내변호사는 회사의 사업이 법령에 저촉되지 않도록 제동을 걸 때도 있고, 추진하는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규제 안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며, 적정한 대안이 없고 위반 여부가 모호한데 그 리스크가 경미한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risk taking을 하고 진행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결정들은 회사의 사업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그 역할의 중차대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사내변호사가 이러한 결정을 할 때에는 사전에 사안에 대한 철저한 팩트 체크, 심도 있는 법령검토, 선행 사례 검토로 본인 결정에 대하여 항상 ‘자신감’이 내재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로펌의 의견서에 변호사 이름 석자가 들어가는 것처럼 사내변호사로서의 결정도 사내 법률시스템 내지는 보고자료 등에 지속적으로 남는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항상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내변호사가 업무를 완벽히 해내지 않으면 그 결과가 즉시 나타나지는 않을지라도 몇 년 후에는 반드시 그 결과가 어떤 형태로든 나올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평소 나는 “든자리보다 난자리가 아름다운 변호사”가 되자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로펌은 법률자문 및 송무 등 법률업무를 업으로 하는 회사이므로 변호사 업무가 당연히 중심이고 그 업무에 자긍심을 느끼기 쉽지만, 기업에서의 법무 업무는 회사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부서이므로 상대적으로 그 노력에 비해 회사에서 빛이 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사내에서의 법무 역할이 미진하게 수행된다면 그 기업에 미치는 타격이 실로 엄청날 수 있음은 우리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학창 시절 필독서였던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했던 말이 새삼스럽게 생각난다.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넌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영원히 책임을 져야 하는 거야. 넌 너의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는 거라고······."

 

빛나진 않더라도 이 말을 항상 되새기며 조직내에서 자긍심을 갖고 전문성을 발휘하며 그 역할을 다한다면, 조직과 함께 성장하고픈 나의 ‘커리어플랜’은 언젠가는 큰 결실을 보이고 있지 않을까.

 

 

김수정 변호사 (SK스토아)

리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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