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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개혁의 피로감을 불식하여야 한다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끊임없는 갈등은 국민의 피로감을 극에 달하게 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축출을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고, 결국 법원의 '직무배제 집행정지'로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사법부 판단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일이었고, 일개 판사 운운하는 경박한 언동도 강하게 비판받아 마땅했다. 

 

그런데, 정부 여당은 갈등의 골이 깊은 와중에 공수처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했고,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했다. 그뿐이 아니다. 아예 '검찰 수사권 폐지'라는 극단적 처방까지 준비하는 듯 보인다. 이미 검찰청 폐지법과 공소청 신설법, 국가수사청 설립안을 잇따라 내놓았고, 검찰을 '기소 전문기관으로 법제화하는 법안'을 올해 2월 추진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미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의 수사권을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 등 6개 분야로 제한한 상태다. 그런데 이마저도 모두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을 유명무실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정권 수사를 원천 봉쇄하려는 목적일 것이라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검사는 범죄 수사 및 인신 구속에 관하여 헌법이 규정하는 기관이다. 법률로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 버릴 수는 없다.

 

검찰개혁의 피로감은 '입법독주'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실은 '인사독주'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도 실은 인사권이 단초였다. 올해 검찰 인사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과연 인사를 어떻게 단행할 건지 주의깊게 살펴볼 일이다. 특히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 정권 수사팀에 대한 인사는 국민에게 한 오리의 의구심도 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비단 검찰만이 아니다. 출범을 앞둔 공수처 인사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벌써 야권은 정권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공수처를 채울 것이 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여당이 공수처법 개정 당시 검사 자격요건을 완화한 것은 '민변 공수처'를 만들려는 의도라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무릇 검찰개혁은 빈부귀천, 지위고하, 권력유무 그 무엇과도 무관하게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정치적 중립성'이고, 바로 그 핵심이 '인사의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우려를 덧붙이면,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사법경찰권이 대폭 확대, 강화되었음에도 적절한 통제권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제에 오로지 국민의 관점에서 경찰에 대한 통제권을 보다 실효성 있게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이제 '검찰개혁'은 더 이상 호소력 넘치는 구호만은 아니다. 개혁을 추진하려는 숨은 의도, 바로 권력의 민낯이 자꾸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과도한 권력투쟁을 중단하고, 국민 심중에 켜켜이 쌓인 검찰개혁의 피로감을 불식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검찰개혁이 가능하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