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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제도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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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재판을 들어가고 나올 때면 발걸음이 너무나도 무겁다. 내가 아직 자녀를 갖고 있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키우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은 유사한 소송을 많이 하고 있는 경험에 비추어 모를 수가 없다. 변호사를 찾아오는 의뢰인은 남녀 구분없이 "남편이 연락 두절이에요", "아내가 연락 두절이에요"부터 시작해서 이혼 소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 사람 잘못'이라는 식의 하소연을 내어 놓곤 한다. 어디에도 아이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에 대한 자리는 별로 없다.

 

심지어 육아의 고통을 가지고 있는 의뢰인에게 변호사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웬만하면 상대방에게 원만히 연락을 해서 해결하실 것을 권유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양육비 심판청구, 이행명령, 양육비 직접지급명령, 과태료, 감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등 여러 가지 카드를 알려 드릴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카드를 설명하고 사건을 진행하며 수많은 승소를 해왔지만 여전히 소송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양육자인 의뢰인이 안타까울 뿐이고 지난한 소송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그들을 어떻게 하면 꺼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여전히 찾는 중이다. 

 

가사소송을 통한 양육비확보가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문제로 여성가족부에서는 한부모가족 미성년자녀를 위해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을 1인당 월 20만원씩 9개월에 걸쳐서 지원해주고 있다. 소액이라도 미성년자녀 양육비 확보를 위해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월 20만원이라는 액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말 그대로 '긴급지원'에 불과하다. 양육비이행관리원 출범 이후 양육비 지원, 소송에 대해 체계적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이 조차도 여전히 아쉽다. 

 

양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헌법적 차원에서 양육자의 양육할 권리, 미성년자의 양육받을 권리에 대해 원점에서 논의가 되어야 한다. 또한 그동안 소송을 통해서 확보한 양육비를 국가기관이 선지급 또는 대지급하여 양육비 소송을 통해 고통받는 시간을 줄일 필요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가사소송법 상의 감치, 과태료와 같은 재판의 실효성 여부를 검토하여 부과주체를 행정청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나아가 운전면허정지 이외에 양육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정책적 연구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박성태 변호사 (대한법률구조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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