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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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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혼자서만은 본인의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고 고심 끝에 변호사를 찾아온 분들의 대부분, 아니 그 전부는 그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에서 가장 능력 있는 변호사가 자신의 일을 맡아 주기를 원하고, 자신의 일을 담당하게 된 변호사가 그 일에만 전력을 다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모든 사건에 그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에서 가장 능력 있는 변호사가 투입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담당 변호사가 하나의 사건에만 몰두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순간에 자신이 현재 담당하고 있는 모든 사건들에 대하여 전념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렇더라도 변호사는 의뢰인과 동일한 장소에 있거나 유·무선 통신의 힘을 빌려 가상으로라도 연결되어 있는 경우 당연히 의뢰인에게 전념해야 하고, 그것이 그 의뢰인에 대한 당연한 예의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변호사의 의무에는 특별한 예외도 찾기 힘들다. 해당 의뢰인이 아닌 다른 의뢰인의 업무를 수행하느라 어제 밤을 세웠더라도, 이 회의를 마치고 몇 시간 내에서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항소이유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부러 꺼내 놓지 않은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계속 울리고 있어도 내 눈 앞에 있는 의뢰인, 나의 목소리를 듣고자 귀 기울이고 있는 의뢰인에게는 내가 가진 최대한의 에너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모든 다른 직업도 같겠지만 이러한 전념 의무는 변호사 개인의 사정과 감정에 따른 예외도 일반적으로는 허용하지 않는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아이를 위해 달려 가야 하는 순간에도,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도저히 웃을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소중한 누군가가 운명을 달리하여 슬픈 마음을 억누를 수 없는 경우에도 그렇다. 그 순간만큼은 그 변호사는 당신만의 변호사이기 때문이다.

 

당신만의 변호사이기 위해 느끼는 슬픔의 크기만큼 슬퍼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용민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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