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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라이언스 프로젝트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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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서 2008년부터 방영한 '극한직업'은 프로그램명 그대로 극한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삶을 촬영한 프로그램으로, 매번 경이로운 직업의 세계를 간접 경험할 수 있다. 그런데 변호사는 다양한 직업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직업이다. 개인적으로 그 중 백미는 기업의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업무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진행하게 되면 그 회사의 조직, 하는 일, 내부 규정과 지난 사건·사고까지 모두 접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당 분야의 산업과 고객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외부 변호사는 보통 기업 법무를 할 때 사내변호사 등으로부터 잘 정리해 준 일들을 주로 처리하게 되므로, 실무진과 직접 이야기하는 기회가 많지 않다. 하지만 컴플라이언스를 진행할 때만큼은 회사 내부 조직에 깊숙이 들어가 실무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기회를 얻게 된다. 이를 통해 그간 미처 알지 못했던 사내변호사의 고충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무엇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해 듣는 것이 참 재미있다고 느낀다. 그야말로 살아 있는 극한직업 현장이 따로 없다.

 

컴플라이언스를 마친 후 기업의 입장에서는 규정도 새로 적용해야 하고 업무 프로세스도 바뀌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회사 영업비밀의 취득, 관리, 사용에 관하여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그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영업비밀 컴플라이언스의 경우에는 일반 업무를 진행함에 번거로운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한 경우가 다수이다. 그러다 보니, 외부 변호사의 진단만 받고 실무진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제 업무에 적용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하지만 이처럼 컴플라이언스를 마친 후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마치 종합검진을 받은 후 병원을 가야 된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그냥 넘어가는 것과 같다.

 

컴플라이언스 점검 결과의 적용 및 도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당 조직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진단을 하는 변호사로서는 좀 더 효과적인 도입 방안이 없을지 회사의 실무에 대한 조금 더 깊은 이해와 그 솔루션 전달 방법에 대한 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김정현 변호사 (창경 공동법률사무소)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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