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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따뜻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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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막기 위해 연말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비수도권은 2단계)로 격상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1953년부터 매년 열렸던 광화문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행사도 67년 만에 취소되고 사전에 제작한 영상을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어렵사리 약속을 잡았던 몇 안 되는 연말 모임들도 하나씩 취소되고 주위의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같이 밥 먹자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되고 있다.

 

가족은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식구라고 생각하고, "밥 한번 먹자"는 인사를 일상적으로 해 왔던 우리들에게,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피한 변화들을 가져오고 있다. 각종 모임이나 여행과 같은 접촉과 이동 시간은 줄어들고, 집콕 놀이, 혼밥과 배달음식, 온라인 화상회의 등으로 대변되는 언택트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가 앞당겨지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생활이 계속되는 동안 홀로 남은 개인들의 관계를 연결해 주는 역할은 디지털과 플랫폼에 의해 점점 대체되고 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를 설명할 때 가장 원초적으로 빠르게 사용하는 판단 기준은 '따뜻함'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이 고안해 낸 가장 효과적인 표현은 '따뜻하다', '차갑다'와 같은 온도의 개념이라고 한다. 타인과의 관계를 연결하는 공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기존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낄 수 있었던 '따뜻함'은 상당부분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은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사회적 약자와 취약 계층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의 '따뜻한 관계'를 잃어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이야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사회적 연대와 돌봄, 공존과 공생을 위한 소중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주상용 인권감독관 (서울중앙지검)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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