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발언대

[발언대] 한국형 조정제도 도입 방안

- ADR에 의한 분쟁해결 95%를 지향하며 -

166258.jpg

1. 들어가며

필자는 26년여 동안 각급 법원 및 조정센터 등에서 조정에 봉사해 왔다. 한국 사회는 갈수록 갈등과 분쟁이 다양하고 증가 추세이다. 분쟁당사자들이 법원에 접근할 기회가 경제·시간·지식적 측면에서 사실상 봉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정제도를 일신하여 국민이 용이하게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는 법적 의사소통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함을 절감한다. 법원의 사건접수는 증가추세인데 사법시스템 속에서 재판으로 종결되는 사건이 대다수이고 대체적 분쟁해결(ADR,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이라 하여 협상·조정·중재·감정·노사분쟁의 예방적 조정(minitrial) 등으로 신속·저렴하게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처리되는 사건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그 해결책으로 ADR을 혁신적으로 과감하게 도입해서 법원의 사건 적체현상을 원활하게 해결하고 재판에 의한 해결은 미국같이 5%로 끌어내리기 위한 제도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각국의 조정제도
(1) 유럽연합 :
유럽연합회원국은 지침규정에 따라 2011년 5월 21일 전까지 지침의 이행에 필요한 법률·규정 및 행정규정 등을 발효하도록 결의하였다. 유럽연합의 유럽연합조정지침의 제정은 ADR제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유럽연합분쟁해결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2) 미국
(가) 1981년 지역조정센터가 설치된 이래 총 62개의 카운티에 조정센터가 설치되어 있다. 미국은 대략 5%만 판결로 분쟁이 해결되고 대부분이 화해로 시작하여 종결한다.

 

(나) 입법현황 : 1990년 '민사사법개혁법'을 통하여 민사사건에 대하여 연방지방법원에 대체적 분쟁해결제도의 도입을 의무화하고 당사자에게도 이용을 검토하도록 하고 있으며 1998년에는 '연방 ADR법'을 제정하여 각 연방지방법원은 하나 이상의 대체적 분쟁해결제도를 마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다) 민간 ADR의 활동상황
1) 이웃분쟁해결센터(NJC, Neighborhood justice center): 1976년 파운드회의에서 법률가들이 ADR을 논의한 이후 연방정부는 1978년에 이웃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이웃분쟁해결센터'를 설치하여 캔자스주 등에 시범설치 운영한 성과가 좋아 오늘날에는 미국 전역에 50여개의 주민분쟁조정센터로 발전시켰다. 지역사회의 이웃간, 임대차관계상, 사업상, 소비자로서의 분쟁은 물론 이혼한 부부사이의 분쟁, 범죄와 관련한 분쟁에 대하여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 로펌: 최근에 ADR기관들로부터 독립하여 ADR업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로펌 및 변호사도 생겨나고 있다. 일례로 WEMED 로펌은 주요업무 가운데 조정을 취급하고 있고 로펌 소속 전직판사는 시간당 300달러(약 33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중재인 업무를 행하고 있다.

 

3) 분쟁해결예방기구: 뉴욕시에 있는 비영리기관으로 기관의 설립목적은 분쟁해결의 증진과 분쟁해결 방법을 개발하는 것에 있다.

 

(3) 영국
1999년 '신민사소송규칙'을 제정하여 법원으로 하여금 대체적 분쟁해결이 적절한 사건에 대해서는 당사자에게 ADR의 이용을 장려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4) 일본
일본은 2004년 '재판외분쟁해결절차의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분쟁해결기관 인증제도를 도입하여 민간형 분쟁해결기관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5) 우리나라
현행법상 '중재법', '민사조정법'이 마련되어 있고 그 밖에 대체적 분쟁해결과 관련된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개별법도 존재하나 조정 등 대체적 분쟁해결을 규율할 일반법이 없고 각종 행정형 대체적 분쟁해결은 개별법에서 필요에 따라 그때 그때 마련되었기 때문에 절차나 효력 등에 일관성이 없다. 민사, 가사 또는 공공기관의 업무에 관한 분쟁을 대체적 분쟁해결제도에 의하여 적정·공평·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대체적 분쟁해결을 위한 기본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3. 한국형 조정제도 도입방안
(1) 대법원에 '조정실' 설립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조정위원 선정을 어떤 기준을 가지고 전형을 거쳐서 선발한 경우는 없었다. 대법원에 법원장급으로 '조정실장'을 배치하여 전국 법원의 조정위원 선발(조정위원 인증제도 도입), 조정위원 평가 및 등급부여, 조정위원 보수(수당 대체), 분쟁 예방을 위한 조정제도 연구, 조정제도 정책수립 등을 수행할 조정실을 설립해야 한다. 

 
(2) 조정위원 선발 기준 책정
판사 출신 변호사나 고위직 공무원이나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 위주로 선발하는 것은 조정성공률을 저감시키는 길로 갈 것이다. 종전 예를 보면 당사자가 나가면서 "내가 조정하러 왔지, 재판받으로 왔나" 라고 "왜 딱딱거리나" 등 불평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발 시 종래의 조정위원은 응모자격은 주되 전형을 거쳐서 인증을 부여하여야 한다. 치열한 선발 기준을 마련해서 실행해야 한다. 경망하거나 언어가 정제되지 아니한 인사나 성질이 급하거나 거친 사람, 조급한 사람은 선발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조정실에서 각 법원에 판사 3인, 조정업무 경력자 법원공무원 3인 등 6명으로 구성된 선발위원회를 발족시켜 필요 시마다 선발하도록 하되 조정위원으로 인증을 받은 사람은 수당을 지급하고 조정사건을 자신의 일로 알고 전념할 사람을 선발해 일선에 배치·활용한다면 종전과 같은 조정율·관심도 저하는 해결될 것이다.

 

(3) 조정위원 양성과 평가
조정에 임했던 당사자들이 조정위원에 대한 평가·건의사항·만족도·조정에 임하는 태도 등을 체크할 수 있도록 소정양식을 구비해 설문지를 교부하고 체크하여 여론함에 넣도록 하고 월 단위나 분기별로 조정위원들을 평가하여 후일 당사자가 조정위원 선택을 하도록 평가된 내용을 공개하여야 할 것이다. 인증된 법무사·변호사 등 직역별 조정위원도 일종의 직업군으로 보수나 처우를 격상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4) 민간 조정위원회 법인 설립 등
대법원 조정실이 감독관청이 되어서 미국식 이웃분쟁해결센터, 로펌, 민간 조정법인이나 단체에 전문성과 실적 등을 평가하여 분쟁 분야별 조정법인이나 센터에 자격증 부여된 인증법인 설립허가하여야 할 것이다. 

 

(5) 법원연계 조정제도 활성화 방안
법원 연계조정이 시행되고 있는데 연계기관도 법원에서 평가해야 한다. 조정준수기간 엄수여부, 조정성공률, 조정위원 확보, 조정위원 교육 등을 체크해서 성적이 저조한 연계조정기관은 성적 여하에 따라서 사건배당의 확대·축소를 단행해야 하여야 할 것이다.

 

(6) 조정조사관 도입 필요
민사·행정·형사사건도 조정조사관을 선발하여 심급별로 조정회부여부, 타당성 조사, 조정적합성, 조정절차의 장점 등 체크사항을 세분화하여 사건을 검토하고 전문 조정조사관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여 조정사건 선정 등에 활용하면 조정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7) 실효적 ADR기본법 제정·조정전치주의 도입
독일에서는 소액사건의 경우 '조정전치주의'를 도입하고 교섭기간 중에는 시효가 중단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소액사건 조정전치주의를 첫 단계로 도입해 나가면서 그 이상의 사건에도 확장해 나가야 한다. 독일에서는 분쟁당사자 간 변호사에 의해 조정이 성립된 경우 1차적 집행이 가능한 것에 착안하여 우리나라도 대법원이 설립허가하고 인증한 민간조정기관에서 조정성립 시에는 집행문부여가 가능하도록 입법화해야 한다. 

 

(8) 조정위원과 판단자(판사) 분리제도
법관 중심으로 수소법원의 조정에 의존하는 대신 비법관 중심으로 판단자와 조정자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조정제도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조정에 관여한 판사는 판결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조정에 대한 공정성을 높일 수 있고 성공률과 조정관심도를 높일수 있을 것이다.


(9) 조정신청 관할구역 자유화
한국형 조정제도를 세워 염원대로 판결로 5%, ADR(조정전치주의 도입)로 95% 해결하는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조정신청에 관한 쌍방 합의가 있을 시 당사자가 원하는 조정기관으로 가서 조정을 받거나 관할을 자유롭게 변경하는 방식도 조정효율과 관심도 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4. 맺으며

조정이 활성화된다면 분쟁 발생 시 당사자가 원하는 조정기관으로 가서 조정을 하거나 법원에 조정신청을 하는 것으로 인식을 갖게 되어 국가적으로 분쟁의 신속하고 경제적인 해결은 물론 민심이 안정되는 사회, 평화로운 나라로 정착될 것이다.

 


임승완 법무사(한국법무사정책연구원 이사장)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