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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올해의 우수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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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전국의 지방변호사회는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하였다(법률신문 11월 30일자 8면 참고). 서울지방변호사회는 평균점수 95점 이상을 받거나 평균점수 95점에는 조금 모자랐으나 평균 평가횟수를 훨씬 초과해 20회 이상의 평가를 받은 법관을 '우수법관'을 선정하여 공개하였다. 서울의 경우 1440명의 변호사가 10516건의 평가표를 제출하였으나 신뢰도 제고를 위해 5명 이상 평가한 결과만 집계하였다. 대상 법관의 평균 점수는 80.96점이고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22명의 평균점수는 96.23점이며, 그 중 100점도 2명이나 나왔고 6년 연속 우수법관에 선정된 분도 있다. 우수법관으로 선정한 이유로는 ① 충실한 심리 ② 일방에 치우치거나 예단을 드러내지 않는 재판진행 ③ 충분한 입증기회 제공 ④ 합리적이고 상세한 설명 ⑤ 경험과 충분한 배려 ⑥ 사건에 대한 높은 이해도 등이었다. 하위법관도 있었지만 사례와 선정이유만 소개하고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하위법관 중에는 여러 차례 선정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법관평가는 2008년 첫 시행된 이후 13년째 실시되고 있다. 시행 초기엔 재판을 받는 변호사가 해당 사건의 법관을 평가하는 것이 객관적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제기가 있었다. 그러나 10년 이상 거듭되면서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은 꾸준히 커졌다. 2016년 서울변회는 법관평가의 법제화방안을 연구하고 공표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지방변호사회는 해마다 법관평가 결과를 대법원과 각 법원에 전달하고 법관 인사에 반영하도록 요청해왔다. 2017년엔 법관평가 결과를 법관 인사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법률안이 마련되기도 했다. 

 

변호사로서 20년 가까이 법정을 드나들다 보니 우수법관 및 하위법관으로 선정된 이유들이 하나하나 매우 가슴에 와 닿는다. 당사자와 함께 법정에서 재판을 진행하다 보면 재판장님의 표정, 어투, 진행방식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울 때가 종종 있다. 특히 변호사의 관점에서 볼 때 판사님의 어떤 지적 또는 석명이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경우에도 당사자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지만, '판사는 판결 즉 재판결과뿐 아니라 판결 선고 시까지 재판절차나 과정에서 당사자와 소송대리인(또는 변호인)에게 보여지는 모습 속에서 판결의 신뢰를 보여줄 수 있다'는 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수법관에는 선정되지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바르고 훌륭하게 재판업무를 수행하는 분들도 많다. 또 주말에 또는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 법원에서 기록을 살피고 재판을 준비하는 판사도 있다. 어쩌면 이런 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이번 평가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 올바르게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법관평가는 당사자에 대한 애정과 재판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분들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번 법관평가를 보더라도 그 내용이 부정적이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사법부가 현재 보여주는 신뢰에 대한 지지와 함께 이러한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개선해달라는 호소라고 봐야 할 것이다.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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