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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갈라파고스와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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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에콰도르 키토에서 개최된 유엔 해비타트Ⅲ(UN-HabitatⅢ) 제3차 세계총회에 민간위원회 소속 시흥갯골사회적협동조합의 대표자격으로 참석하면서 갈라파고스 제도의 생태탐방을 한 적이 있다. 이동시간을 포함하여 모두 12일간의 일정으로 5일간의 세계총회참석과 4일간의 생태탐방으로 이루어졌다.

 

주거와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에 관한 유엔회의인 해비타트는 1976년 벤쿠버 총회를 시작으로 20년마다 개최되어 왔다. 2016년 총회에서는 '도시권(Right to the City)에 기초한 포용도시 등'의 새로운 도시의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하여 정부 간, 지방정부와 시민사회의 사례 발표 및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첫 번째 일정인 총회에서는 시민사회의 사례발표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교통으로서의 생태교통 내지 도시의 이동성, 회원국 시민사회그룹(CSO)들의 새로운 도시 의제를 구현하기 위한 도구와 방식, 시민사회의 역할, 포용도시와 기후변화 등이 다루어졌다. 특히 도시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협동조합의 구성과 활동경험을 듣게 된 것은 필자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보람이었다.

 

두 번째 일정은 1835년 다윈이 방문하여 진화론에 기초한 생태계 조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생태탐방이었다. 19개의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는 행정구역상으로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주에 속하는데 산타크루즈섬과 이자벨라섬을 탐방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이다.

 

갈라파고스 방문의 중요한 지점인 다윈연구소는 상당한 규모의 면적과 다양한 종연구사업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사막화에 대응한 일반식물에 비교하여 10%의 수분으로 생장이 가능한 식물을 연구하고 있는 모습에서 연구의 현재성이 돋보였고, 다른 탐방지에서도 생태보전의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었다.

 

갈라파고스 생태탐방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자연생태계를 엄격하게 보전, 보호함에 있어서 중앙정부, 지방정부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및 시민사회와 협업을 통하여 추진한다는 점이었다. 또한 적절한 범위 내의 탐방로의 개설, 자본가의 개입을 제한하고 공익단체나 시민단체들로 하여금 방문자들을 위한 필요최소한의 편의시설을 운영하도록 한 것도 눈에 띄었다.

 

이러한 모습은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보전의 문제와 현세대들을 위한 자연환경접근권의 충돌이나 이견을 조정하는 합리적 대안으로 보였으며, 우리나라의 환경보전활동에 있어서도 충분히 참고해 볼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몇 일전 시흥갯골사회적협동조합의 운영회의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4년 전 세계총회 참석에서 경험한 갈라파고스 사례를 열심히 전파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남몰래 빙그레 미소를 지었던 생각이 난다. 길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지역사회의 시민활동가로서의 필자에게 큰 방향성을 제시해 준 갈라파고스 여운이 길게 드리워 있음을 느낀다.

 

 

서정우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