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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여성 파트너변호사 육성, 로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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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직이든 경영진의 성비를 비롯하여 구성원이 다양할수록 생산성과 수익성이 향상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점에 대하여 많은 실증적 연구가 존재한다. 1954년 첫 여성 변호사가 배출된 이래 여성 변호사 숫자는 계속 증가해 왔다. 그러나 법무법인(로펌)의 경우 주니어 여성 변호사는 상당히 늘어난 반면 시간이 지나더라도 여성 시니어 변호사, 파트너 변호사, 나아가 로펌의 경영을 담당하는 대표변호사 또는 경영위원회 소속 여성 변호사는 여전히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변호사협회 양성평등센터는 법률신문사의 후원을 받아 20대 로펌 경영진을 대상으로 여성 변호사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하였다.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아니라 로펌의 공식적인 입장 확인이라는 한계는 있었으나 여성 변호사 육성에 대한 로펌의 의지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20대 로펌 중 설문에 응한 18대 로펌의 경우 주니어 여성 변호사 비율은 평균 37.64%인 반면 시니어 및 파트너 변호사 비율은 각각 13.34%와 9.62%로 떨어지고, 경영위원회 소속 변호사는 5%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여성 변호사들이 국내 로펌에 진출한 지 20여년이 지난 것을 감안할 때 이러한 통계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여성 변호사들은 남성 변호사들에 비하여 로펌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로펌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의 경우 로스쿨 졸업생의 47%, 주니어 변호사는 45%가 여성임에도 파트너 변호사는 20%에 그칠 뿐이며 이러한 추세로 보았을 때 로펌 내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파트너 변호사를 이루는 시점은 2181년이라는 비관적인 예측도 있다. 즉 로펌 경영진이 이러한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성비의 불균형이라는 측면에서 글로벌 로펌과 국내 로펌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으나 이러한 현상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 측면에서는 차이가 컸다. 글로벌 로펌은 여성 파트너 변호사의 증가로 인하여 로펌 의사결정권자의 다양성이 확보되어 보다 나은 결정을 할 수 있고 로펌의 평판과 브랜드를 향상시키며 고객의 요청에 더 잘 대응하고 시장 대응력을 향상시킨다고 본 반면 국내로펌의 경우 불과 6개 로펌만 여성 파트너 변호사의 증가가 로펌의 생산성과 수익성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을 뿐 나머지 로펌은 답을 하지 않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이러한 인식의 차이로 인하여 이번 실태조사에 응한 로펌 중 반수가 현재 파트너 변호사의 성비가 적절하다는 다소 충격적인 답을 하였다. 그러나 로펌이 주니어 여성 변호사에게 그동안 투자하였던 비용이 결국 손실로 귀결된다는 측면이나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요시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여성 파트너 변호사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시장의 변화를 잘 읽는 영리한 로펌은 글로벌 로펌과 마찬가지로 여성 파트너 변호사를 늘리기 위한 로펌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 반면 인식의 전환이 느린 로펌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 변호사들 나아가 고객들로부터도 외면 당할 날이 올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정교화 대표변호사 [한국마이크로소프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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