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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의 등기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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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편의'라는 이유로 금융권에서는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최근 예금명의인의 의사에 반한 불법 결제, 불법 대출 등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허점을 이용한 금융 사고를 경험한 바 있다.

 

이렇듯 비대면이라는 시대의 흐름에서 어느 제도의 이용 편의성이 증대될수록 보안의 취약성이 커지고, 당사자의 진의가 왜곡될 수 있음을 심심치 않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오늘날의 현실이다.

 

사기업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 사고는 대부분 예금명의인의 금전 손실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에 물론 소송 등 쉽지 않은 과정이 있겠으나 종국적으로 금전 배상을 통해 예금명의인의 피해가 회복될 수 있겠으나 비대면 등기 사고를 생각하면 분명 금융 사고와는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국토교통부에서는 '계약에서 등기까지 종이서류·기관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라는 기치로 비대면 등기를 선도(?)하고 있고, 최근 기업은행에서는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부동산 담보대출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하는데, 자격자대리인 제도의 형해화, 등기브로커 난립 등 현재 등기 실무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한 채 비대면 등기를 강행, 확대하여 등기 사고가 발생한다면 단순한 금전적 문제가 아닌 등기 제도라는 국가의 공적 시스템에 대한 신뢰 훼손이라는 중차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시대의 화두라 하여 모든 사회·경제적 활동을 비대면으로만 할 수는 없을 것인데, 등기 절차에서 등기의 신뢰를 담보하는 역할은 응당 실무가인 자격자대리인이 수행하여야 하고, 자격자대리인이 등기의 진정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등기당사자를 직접 대면 확인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확실한 수단일 것이다.

 

등기브로커가 난립하고 있는 현재 등기 실무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 등기당사자의 진의에 따른 진정성 있는 등기를 위한 자격자대리인의 등기당사자 직접 대면 확인 제도 시행 등 등기 제도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노력들이 비대면 시대의 오류를 바로잡고, 비대면 시대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첩경일 것이다.

 

 

유종희 부회장 (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