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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변호사시험에서 선택형 과목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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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변호사시험에서 선택형시험 과목으로 헌법, 민법, 형법은 그대로 두고 행정법, 상법, 민사소송법과 형사소송법을 제외하는 내용의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와 같이 개정하는 취지에 대해 정부는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부담을 경감하고 기본적 법률과목인 헌법, 민법, 형법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학습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런가.

 

기존 시험과목의 일부를 축소하므로 당장 수험생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수험생의 부담을 걱정한다면 시험합격률 자체의 변화가 있어야 하며, 변호사시험을 통해 로스쿨에서의 교육이 법조인이 되는 데 보다 적합한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만일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변호사시험에서의 선택형시험은 과거 사법시험의 1차 시험과 비슷하게 될 것 같다. 사법시험에서 선택형시험인 1차 시험은 2차 논술형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선발기능의 역할을 하였지만 현재의 변호사시험에서는 응시자 전원에게 선택형 외에 사례형과 기록형까지 모두 실시하기 때문에 선택형시험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다른 시험유형과 중복되므로 괜한 부담만 주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선택형시험은 로스쿨에서 아주 나쁜 교육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학생들은 선택형시험 공부가 익숙하고 부담이 적어 효율적이라는 생각으로 선호하는 바람에 심지어 선택형시험 문제집을 기본서로 여기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교수들도 이에 편승하여 채점과 첨삭지도의 부담이 없는 선택형시험을 실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다보니 사례형 시험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 즐비하고 별다른 논거 없이 판례가 바로 결론이 되는 답안을 무수히 보게 된다. 그럼에도 짧은 교육기간에 엄청난 공부량을 감당해야 하는 로스쿨 학생들을 보면 애처롭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어느 교과서의 머리말에 '판례는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암기의 대상이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썼을까. 

 

헌법 등 3과목의 선택형시험만 남는다고 그 과목에 대해서라도 심도 있는 학습이 유도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수험생들은 남은 3과목 선택형 공부를 더 깊이 하느라고 큰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르며, 3과목에 대한 나쁜 공부방법은 계속될 것이다. 

 

절차적으로도 개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의견을 수렴하였는지 묻고 싶다. 그 흔한 공청회라도 한번 하였는지 의아스럽다. 

 

물론 후사법의 선택형시험이라도 폐지한다니 다행이지만 이왕 변호사시험의 개선을 위한다면 선택형시험 과목의 완전폐지를 위해 법조인들과 국회의원들도 적극적인 관심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법조인을 얼치기 속성 재배하는 로스쿨 교육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선택형시험 과목의 폐지 외에도 너무나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정부와 법조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의 통과로 대단한 일을 하였다며 다시 팔짱을 끼고 로스쿨 교육을 방관하여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리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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