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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형 게이트에 대한 수사는 특별검사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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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20년10월19일 라임사건과 윤석열 검찰총장 가족고발사건 수사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라는 수사지휘를 했다. 우리나라 역대정부에서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2019년까지 단 한차례뿐이었다. 그러나 취임 10개월 밖에 안 된 추 장관은 이미 세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으나 그 내용도 황당(荒唐)하다고 한다. 지난 7월 채널A기자사건에 대한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으나 그 사건 자체가 허위조작이었다. 윤 총장을 배제하기 위한 이러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명백한 수사개입으로 검찰청법 제8조 위반이며, 직권남용이다.


추 장관은 라임사건에 대해 윤 총장이 수사지휘를 하지 말고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그 결과만 윤 총장에게 보고하라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러한 수사지휘권발동은 서울남부지검 수사지휘부나 수사팀이 엄정하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추 장관이 10월 2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을 기만한 대검을 먼저 저격(狙擊)해야 한다>면서 윤 총장을 맹비난했다.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법무장관이 ‘대검을 저격해야한다’고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을 기만한 저격의 대상은 대검찰청이 아니라 바로 수사지휘권을 남용하는 법무장관이라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수사 및 공소의 제기 등 직무를 수행하는 검찰조직을 뒤흔드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준(準)사법기관인 검찰을 지배해 국가권력을 사유화하려는 헌정질서파괴행위라고 본다.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전국의 검사를 지휘·감독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현 정권과 여권이 관련된 의혹을 받는 특정사건의 수사지휘에서 배제하기 위한 수사지휘권 행사는 검찰청법 제8조 위반으로 명백한 직권남용이다. 또한 윤 총장의 검사에 대한 지휘권행사가 검사의 징계사항을 규정한 검사징계법 제3조의 “정직사유(停職事由)”에 해당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윤 총장을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시킴으로서 사실상의 “직무정직처분”을 한 것은 검사징계법 제3조의 명백한 위반이다.

전국의 검사가 검찰권(檢察權)을 행사함에 있어 검찰총장을 정점(頂點)으로 하여 상명하복관계(上命下服關係)에 서서 일체불가분의 유기적 조직체(有機的 組織體)로서 활동하는 것을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의 원칙(原則)>이라고 한다. 이 원칙은 범죄의 수사, 공소권의 행사, 재판의 집행 등 검찰사무의 처리에 있어 기동성·신속성에 대처하고, 통일성·공정성을 기하려는데 그 존재이유가 있다. 전국의 검사는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여 피라미드(Pyramid)적 조직체로 활동한다. 그리하여, 범죄의 수사 또는 공소의 제기 및 유지 등 일체의 검찰사무취급 도중에 다른 검사와 교체되어도 소송법상의 효과에는 변함이 없고 공판절차의 갱신을 필요로 하지 아니한다. 검사동일체의 정점(頂點)은 검찰총장이며, 법무부장관이 아니다.

현행제도 하에서 검사는 단독제의 행정관청이며, 자기의 이름으로 검찰사무를 수행할 권한을 가진다. 다만,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의하여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관계에 있지만, 직무상으로는 상사(上司)의 보조기관이 아니며, 각자 독립된 국가행정관청이다. 검찰권은 사법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공소권(公訴權)을 해사하는 까닭에 그 임명자격·신분보장에 있어서 법관에 준하게 하고 있다. 다만, 법관의 신분보장은 헌법상 보장되어 있으나 검사의 신분보장은 검찰청법상의 보장인 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처럼 검찰권은 사법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형사사법의 공정을 기하기 위하여 사법권의 독립정신이 검사제도에 준용되어, 넓은 의미에서 검사는 <준 사법관(準 司法官)의 지위>를 가지는 면이 있어서 일반 행정기관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지휘·감독’은 검사가 ‘법무부장관의 명령에 예속되어 그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즉,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관계는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관계”가 아니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그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되며(헌법 제7조), 검사는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따라서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부하(部下)>의 사전적(辭典的) 의미는 ‘남의 밑에 딸리어 그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다.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검사’가 아니라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직무상으로 법무부장관의 보조기관이 아닌 단독제의 행정관청으로 자기의 이름으로 직무를 수행’한다.


검찰권행사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지휘·감독권을 제한한 검찰청법 제8조의 규정은 법무부장관이 정무직공무원(국가공무원법 제2조 제3항 1호)인 점을 고려하여, 검찰권행사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압력을 배제하여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의 원칙(原則)에 의하여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며,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검찰권 행사에서 배제하기 위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정권과 여권을 상대로 한 수사와 그 사건의 본질을 은폐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추 장관은 지난 6월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이 검찰의 거짓진술 강요로 조작됐다”고 주장한 재소자 한모씨 참고인 조사를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 실이 아닌 대검 감찰부에서 진행하라는 수사지휘권도 발동했다. 재소자 한씨는 “기업사냥” 범죄와 각종 사기, 횡령 등의 전과로 징역 2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으로 한 전 총리사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한다. 라임펀드 사기혐의로 구속된 김봉현씨가 또 공개편지를 통해 검찰이 자신의 도피를 도왔고, 로비를 받고 구속도 막아줬다고 주장했다. 처음엔 검찰의 압박을 받았다고 했으나 이번엔 검찰이 도피를 도왔다고 전후모순 된 주장을 한 것이다.

김씨는 지난 10월8일 법정에서“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주라고 브로커에게 5000만을 줬다”며 “배달사고를 낼 상황이 아니었다”고 증언했으나 며칠 만에 “금품이 오갔는지 본 적 없다” “(브로커가) 돈을 전달했다고 한 적이 없다”며 말을 바꿨다. 법정에서 강 전 수석을 상대로 한 로비를 먼저 털어놓은 후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사들이 조작했다’고 횡설수설하는 것은 외부세력이 개입한 저속(低俗)하고도 치졸(稚拙)한 ‘공작(工作)냄새’가 풍긴다는 합리적 의심을 피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법조계에선 “채널A사건을 연상 시킨다”는 말이 나온다. 이 사건은 기자의 특종욕심을 여권과 어용방송, 사기꾼이 합작한 조작이라고 한다. 여권관계자가 “작전에 들어간다”고 하자 갑자기 사건 제보자가 나타났다. 녹취록에 의하면 한동훈 검사장을 역을 수 없는데도 “검언 유착”으로 몰았고, 추미애 법무장관은 이를 받아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의 검사지휘권을 박탈했다. 추 장관은 이런 사기꾼의 허위주장을 근거로 10개월 만에 세 번이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다.

채널A사건은 조작으로 드러났고, 한명숙 전 총리사건도 서울중앙지검의 1차 조사에서 근거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김봉현씨 폭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를 두고 한 평론가는 “사기꾼과 법무부 장관이 한 팀으로 일하는 나라는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사기꾼과 여(與), 법무장관이 한 팀으로 일하는 대한민국”이라고 보도했다(2020.10.23. 사설). 우리는 이제 “법무부장관·여당 및 사기꾼이 한 통속이 된 나라”에서 살고 있다. 여권(與權)의 치졸(稚拙)하고 천박(淺薄)한 ‘윤 총장 찍어내기’와 추 장관의 자기정치를 위한 ‘윤 총장 중상모략(中傷謀略)’을 이제는 접어야 한다. 이런 추태(醜態)를 지켜만 보는 국민들은 이미 상심(傷心)했다.

온갖 권력형 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에서 이미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論爭)과 파쟁(派爭)을 접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진솔(眞率)하게 규명하여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길밖에 없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이 줄줄이 튀어나오는 온갖 권력형 게이트의 악취(惡臭)가 미세먼지처럼 하늘과 땅을 뒤덮고 있다.

그러나 후안무치(厚顔無恥)하고 법치파괴적인 장관 한 사람의 “윤 총장 내쫓기”를 위한 수사지휘권 남용으로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이상한 나라”가 되었다.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했다. 권력의 부패와 횡포를 막으려면 국민의 부단한 감시와 비판이 필요하다. 국정(國政)은 항상 비판을 받아야 한다. 권력이 독선(獨善)과 오만(傲慢)에 빠지면 빠질수록 그 종말의 속도도 빨라질 뿐이다.

 

적정한 검찰사무의 처리를 위해 <권력형 게이트에 대한 수사는 특별검사>에 맡기는 것이 검사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길이라고 본다. 



최돈호 법무사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