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설

법조인 기업 임원의 활약을 기대한다

본보가 최근 시가총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임원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0대 기업 상무보급 이상 임원 6385명 가운데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조인은 2.2 %인 142명으로 집계되었다.<본보 10월 15일자 1·3면 참고> 상근직은 87명, 사외이사는 55명이다. 전문적인 법률지식과 경험을 갖춘 변호사들이 기업의 최고 경영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모습은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극대의 이익 추구라는 자본주의의 치열한 기업 환경 속에서 법치와 준법 경영의 문화를 도입하고 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전수조사 내용을 보면 아쉬운 점이 남는다. 우선, 법조인 출신 임원의 절대적인 부족 현상이다. 해마다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나, 100대 기업에서 일하는 법조인 출신 임원이 아직 2% 안팎에 머물러 있다는 현실은 우리 기업 문화의 현주소를 말해 준다. 이러한 인적 구성으로 과연 기업의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추진을 결정하는 최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준법경영의 문화가 충분히 투영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우리는 재벌 총수나 대기업 대표이사의 비리 의혹,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도외시 하는 제품과 용역의 판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위협적인 근로환경, 집요하게 이루어지는 중소업종 침탈 시도 등을 끊임없이 목격하여 왔다. 돌이켜 보면 사전에 법률 검토와 자문을 통하여 예방이나 치유가 충분히 가능한 일들이었다. 표본으로 삼아야 할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이러할진대 비상장 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의 준법경영 문화나 의지가 어떨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기업간의 편차다. 시가 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무려 22명의 법조인 출신 임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그 외의 대기업들은 1~4명 정도의 법조인 출신 임원을 두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 카카오, 신한지주, 한국전력, 우리금융지주, 강원랜드, 유한양행, 한국금융지주 등은 국내 변호사 자격을 소지한 법조인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마다 최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법률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 차이가 극명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혹시 법률가의 깐깐한 조언이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에 장애가 된다고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전관 출신 변호사의 선호 경향이다. 100대 기업의 법조인 임원 중 판·검사 출신이 85명으로 59.8%에 이른다. 풍부한 법조 경험과 연륜을 높이 산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지만, 이른바 '전관예우'를 염두에 둔 포석은 아닌가 하는 시선도 존재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문화의 특성상 이 같은 문제점들이 하루 아침에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공정경제를 강조하는 국가정책기조와 더불어 법적 리스크를 줄이려는 기업의 자체 노력, 그리고 법조인들의 활동 영역 확대를 통하여 변호사 임원의 출현이 가속화될 것임은 분명하다. 법조인들도 이러한 기업의 요구에 대비하여 자기 개발에 추호의 게으름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