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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언

꾸준함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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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블랙홀에 관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68세의 독일 물리학자 라인하르트 겐첼이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는 데 필요한 자질은 장수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라며 수상의 기쁨을 밝혔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가벼운 농담이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연구에 대한 열정과 이를 뒷받침해 준 건강 덕분에 지난 수십 년 동안 꾸준하게 연구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기에 오늘의 영광에 이를 수 있었다는 의미도 있었다.

 

우리는 대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들을 이루고 싶어 하지만, 우리의 희망과는 달리 대부분의 성취는 긴 호흡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라는 산문집에서 소설을 쓰는 작업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장편소설 한 편을 쓰려면 일 년 이상(이 년, 때로는 삼 년)을 서재에 틀어박혀 책상 앞에서 꼬박꼬박 원고를 쓰게 됩니다. 새벽에 일어나 매일 다섯 시간에서 여섯 시간, 의식을 집중해서 집필합니다. 그리고 오후부터는 다음 날의 작업에 대비합니다. 날이면 날마다 판박이처럼 똑같은 짓을 반복합니다. 다가오는 날들을 하루 또 하루, 마치 기와 직인이 기와를 쌓아가듯이 참을성 있게 꼼꼼히 쌓아가는 것에 의해, 이윽고 어느 시점에 나는 작가라는 실감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계속적으로 접하면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법조인의 업무도 기복 없는 꾸준함과 성실함이 뒷받침되어야만 기대했던 목표와 성과에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인 것 같다. 살아가고 성장해가면서 시행착오를 거듭하여 찾은 나만의 방식을 꾸준하게 지속하는 것이야말로 보통 사람들의 다소 부족한 듯한 재능도 훌륭하게 보완해 줄 수 있는 소중한 덕목이 아닐까.

 

 

주상용 인권감독관(서울중앙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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