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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파더스와 디지털 교도소, 그리고 네티즌 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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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수사대는 온라인 상에서 각종 소문이나 의혹에 대한 사실을 파헤치는 인터넷 이용자들을 지칭한다. 특정한 집단을 일컫기 보다는 소위 말하는 '집단 지성'을 통하여 자발적으로 아이디어와 활동을 모아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러한 네티즌 수사대의 활동들이 특정한 목적에 집중하여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배드파더스(bad fathers)라는 웹사이트도 그 활동 무대 중의 하나다. 이 사이트는 양육비 지급 판결을 받고서도 양육비 지급을 미루는 부모들의 신상을 (동의 없이) 인터넷을 통하여 공개해 왔다. 수사기관은 2018년부터 정보가 공개된 부모 5명으로부터 접수된 고소를 조사하여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기소하였는데, 국민참여 재판을 통하여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그 이후 항소되었으나 형법 제307조, 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이 위헌인지 여부가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되면서 그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디지털 교도소'도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배드파더스 웹사이트와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성범죄자 등 강력범죄자 신상 정보를 임의로 공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판결 등을 기초로 하지 않고 신상 공개 이전에 충분한 반박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운영 절차상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애초의 취지는 성범죄자에게 대한 사법부의 처벌이 약하다는 주장을 기반으로 마치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처럼 스스로 복수를 하려는 것이었겠지만, 웹사이트를 통하여 정보가 공개될 경우 그 사실 여부에 시시비비를 밝힐 시간 여유도 없이 그 사람은 사회적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죄인으로 낙인 찍히기 때문에 실추한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불측의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문제가 있다.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국가기관에 의한 편향적인 수사나 미진한 처벌을 근거로 인터넷을 통한 공개적인 모욕주기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동들은 그로 인하여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고 실제로도 발생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생각할 때 과도한 자력 구제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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