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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원(天和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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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장승포항에는 천화원(天和園)이라는 오래된 중국집이 있다.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 담긴 시원한 국물의 짬뽕과 바삭바삭한 탕수육으로 일대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음식점인데, 출입문 위에 있는 간판에 '1951년 10월 개업'이라고 쓰여 있다. 6·25 전쟁 당시 함경남도 흥남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던 화교 가족이 흥남철수 때 거제도로 내려와 중국집을 다시 연 이후 70년 동안 삼대째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는 6·25 전쟁 때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외딴 섬이었지만, 70년 전 벌어졌던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950년 12월 흥남철수 당시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투입되었던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화물을 버린 채 1만 4천여 명의 피난민을 싣고 흥남항을 빠져나와 처음 도착했던 곳이 거제도 장승포항이었다. 

 

1951년 2월에는 거제시 고현동 독봉산 일대에 15만 명의 북한군과 2만 명의 중공군 등 전쟁포로를 수용하는 포로수용소가 설치되어 1953년 7월까지 운영되기도 하였다. 지금은 테마공원으로 조성된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과 공원 안에 세워진 흥남철수작전 기념비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분단 이후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적지 않은 노력들이 있었지만, 70년의 세월은 남북의 간극과 괴리를 점점 더 커지게 하고 있다. 최근 모 대학교와 언론사의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북한을 '우리'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005년 30.5%에서 2020년 19.1%로 감소했다고 한다. 남쪽의 이산가족 13만 3천여 명 중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은 5만 8백여 명으로 줄어들었고, 80세 이상의 고령인 분이 3만 3천여 명에 이른다.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생전에 북쪽의 가족들을 한 번이라도 만나보기를 꿈꾸는 이산가족들의 간절한 소망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주상용 인권감독관 (서울중앙지검)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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