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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便宜)와 이익(利益)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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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법원은 차세대 전자등기시스템 개발에 착수하였고, 국토교통부는 2024년까지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여 이를 대법원 전자등기시스템과 연계시켜 계약에서 등기까지 한 번에 처리 가능한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자화는 분명 우리에게 많은 수고를 덜게 해주는 편의적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편의(便宜)가 곧 이익(利益)으로 귀결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이익과 직결되는 부동산등기에서는 특히 그러한데, 국토교통부는 전자계약 체결 단계만 잘 관리하면 부동산등기 단계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이를 곧 비대면 등기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우리나라에 수입된 이후 국내 실정과 맞지 않아 우리 국민에게 외면 받던 미국식 권원보험을, 수년 전 국토교통부가 부동산거래시스템을 개발하면서부터 각종 언론을 통해 홍보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우려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보험은 사후구제책에 불과할 뿐이다. 등기에 공신력이 없는 우리나라 법제 하에서 부동산등기제도는 국민의 이익(利益)을 궁극적으로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부동산등기 실무 일선에 있는 법무사 등 자격자대리인을 통해 이 기능을 올바르게 작동시켜야 안전한 전자등기 활성화를 통한 국민 편의(便宜)와 이익(利益)의 균형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2006년 '범죄에 의한 수익의 이전 방지에 관한 법률'을 제정·시행하여 위임인으로부터 일정 유형의 부동산등기 업무를 수임하는 자격자대리인에게 위임인 '직접' '대면' 확인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면 징역형 등의 형벌까지 부과하고 있다. 의사주의를 취하고 있는 일본에서 조차 이러할진대 성립요건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부동산등기 안전 불감증이 그 도를 넘어선 것은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유종희 부회장(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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