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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10년 법조경력 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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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7년 이상, 2026년부터는 10년 이상. 법관 임용을 위한 최소한의 법조경력이다. 5년 이상의 법조경력이 필요한 2021년도 신임법관 선발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니 이제 법관이 되려면 7년 이상 법조경력이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5년, 7년은 과도기일 뿐이어서 머지않아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자 중 법관에 적합한 인재를 과연 잘 선발할 수 있는지가 사법부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여기서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질문, 법관임용을 위한 최소 법조경력은 왜 10년이 되어야 하나? 1999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나 2004년 사법개혁위원회에서는 5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요구하는 법조일원화를 제안한 바 있다. 물론 실증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에 따른 5년은 아니었지만 관련자들은 경험적으로 5년 정도의 기간이 적정하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2011년 법원조직법 개정에서 난데없이 10년의 기간이 도입되었다. 10년 정도의 기간은 되어야 법조일원화의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다는 결단이었을까? 무엇을 근거로 5년이 아니라 10년쯤은 되어야 법관에게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본 것일까?

 

현행법이 지향하는 초임판사는 결국 사회적 경험과 경륜이 풍부하고 전문성 있는 40대 이상의 법조인이다. 10년이 안 된 법조경력자에 대하여는 법관 진입을 절대적으로 막으면서 지켜내려는 그림이다. 하지만 모든 정책이 그렇듯, 현실이나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제도화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다른 법조영역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을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자 중 법조일원화의 취지에 맞는 법관 지원자는 얼마나 될까? 지금도 10년 이상 법조경력자의 법관 지원은 거의 없는데, 10년이 안 된 법조경력자의 지원을 막는다고 뾰족수가 생기는 것일까? 

 

원래 2022년까지 10년 이상 경력을 달성하려던 법원조직법 경과규정은 이미 법관 수급의 문제로 시행한 지 2년 만에 한 차례 개정 된 바 있다. 시행 시기만 늦추었을 뿐 여전히 과도한 사건부담, 충분하지 않은 경제적 보상, 전국 단위의 인사이동, 오랜 기간의 배석판사 생활, 전문법관 제도의 미흡 등 법관 지원을 주저하게 하는 근본적인 요소들은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어느 것도 단기간에 변화되기는 어려운 문제들이다. 게다가 연고주의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우리 문화에서 임관 전 법조경력이 길어질수록 후관예우의 논란이 커질 수도 있다. 

 

법관임용을 위한 자격으로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요하는 제도는 미국의 일부 주에서만 볼 수 있는데, 인사이동 없는 1심 단독판사제와 민사사건을 포함한 배심제가 근간에 자리잡고 있다. 이와는 배경이 전혀 다른 우리나라에서 법조경력만 높여 나갈 때 과연 법조일원화의 이상에 부합하는 법관이 충원될 수 있을지, 현실을 고려한 적정한 법조경력은 얼마인지 더 늦기 전에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때이다.

 

 

홍기태 원장 (사법정책연구원)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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