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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을 우려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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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차별받고 싶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달리 대우받고 싶지 않은 것은 모든 인간의 속성이다. 인류가 걸어온 발자취도 불평등의 저항이었으며 평등으로의 지향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역사 뒤안길을 되돌아보더라도 강자의 예속에 대한 철저한 저항과 평등을 향한 상향을 처절하게 추구한 것으로 비추어 볼 수 있다. 이를 반영해 대한민국 헌법도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 종교 및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의 차별금지에 대한 선언만으로는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차별을 제거하는 데 형식적인 방법에 그칠 것으로 본 탓인지 장애인, 성적소수자 등 개별적인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기 시작했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차별금지법안은 현행 차별금지법의 내용만으로는 법적 구속력이 미약한 것으로 보아 한 층 더 높은 단계에서 우리 사회를 결박하고 있는 불평등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법안 내용에서 주목을 끄는 부분은 헌법이 열거하고 있는 성별, 종교, 기타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고용, 용역의 이용, 교육, 행정서비스의 이용 등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여 민간기관 등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음에도 불응할 때 이행강제금을 부과받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기관은 차별로 피해를 입은 개인에게 손해배상을 하거나 차별로 진정을 제기한 피고용인에게 불이익조치를 한 사업주 등에게는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것을 추가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안의 발의는 평등을 향한 우리 시대에 또 다른 갈구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국가가 선도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구제하는 데 동참하는 것은 일견 바람직한 조치로 평가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한걸음 물러서서 법을 통한 평등 추구과 불평등에 대한 제재가 가져올 결과를 전망해 본다면 상당한 부분 우려할 대목이 적지 않다.

 

우선 동법이 열거하고 있는 차별항목과 여기에 제외된 차별항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발의안은 차별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차별항목에서 제외된 차별대상이 차별되는 또 다른 차별이 양산하는 셈이다. 이 대목에서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에 제정된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동물은 더 평등하다'는 평등법을 연상하게 된다. 

 

나아가 차별금지법이 가지고 있는 차별성보다 큰 문제는 헌법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제정된 헌법의 이념은 국가에 의한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국민의 자유를 가능하면 최대한 보장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헌법은 가급적 국가가 개인의 자유에 간섭하지 말아야 하고 예외적으로 국가가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더라도 공익적인 사유가 있을 때 최소한의 범위에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가가 사인 간에 발생하는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더라도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시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의 규정 문안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헌법의 정신과 배치되게 개인간 발생하는 차별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 제도화하고 있으며 국가가 차별로 인정한 차별행위를 한 개인에게는 강력한 제재수단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개인의 자유를 위축시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차별적 언동을 한 개인에게 주어지는 페널티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토대인 표현의 자유를 후퇴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갖게 한다.

 

끝으로 차별금지법에서 차별여부를 판정하고 있는 기관을 국가기관의 하나인 국가인권위원회로 정한 부분도 또 다른 우려를 낳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정치적 편향성에 따라 차별과 비차별에 대한 판단 과정에서 양극단의 판단과 해석을 내리고 있는 과거 정부들의 전력을 더듬어 보더라도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에서 또 다른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국가가 현실적으로 국민에 대해 자행하고 있는 차별을 시정하는 것을 게을리한 채 국민 간에 발생하고 있는 차별에 적극적인 개입을 한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무엇보다 사회문제를 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법만능주의가 차별을 시정하는 방법으로서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우려를 감출 수 없다.

 

 

박상흠 변호사 (부산회)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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