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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우려되는 검찰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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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거의 반년 단위로 검찰 고위간부 라인업을 갈아치우면서 이를 지켜보는 법조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윤석열 사단'이라 불리는 일부 특수통 검사들을 법무부와 대검 등 요직마다 모두 꽂아넣으며 중용하더니, 윤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 현 정권 관련 인사들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에 나서자 올 초 검찰 정기인사에서는 이들을 모두 한직으로 내치며 판을 뒤집었다. 그러더니 지난 7일에는 이른바 '추미애 사단', '이성윤 라인'으로 불리는 검사들을 대검과 법무부에 전면 배치해 윤 총장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승진·영전한 간부들 역시 저마다의 능력을 갖추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왔겠지만, '광풍(狂風)'으로까지 불리는 이 같은 인사 패턴이 반복되면서 제대로 된 평가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 기간에 승진·영전하는 것을 과연 영광으로 볼 수 있는 것인가"라는 말까지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번 검사장 인사 단행 직후 "인사가 만사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인사는 자질과 능력에 걸맞는 합리적이고 예측가능한 인사라야 한다. 정실인사(情實人事)가 이뤄지면 해당 부처나 국가기관 뿐만 아니라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 각자의 직분에 충실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대신 인사권자의 눈치만 보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누워버리는 공무원(검사)을 양산해서 국가와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더 무서운 것은 '자포자기'다. 소신대로 열심히 일하다보면 인사에서 성과와 능력을 인정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할 텐데, 지금과 같은 인사가 계속되면 모든 걸 체념한 채 그냥 '내 한몸 편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워라밸만 좇는 검사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 이것이 정부가 그토록 바라마지 않는 '개혁된 검찰'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