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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난의 일상화를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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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47일간 지속되면서 하늘에서 말그대로 물폭탄이 떨어졌다. 전국 곳곳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일어났다. 약 50명이 다치거나 실종됐고, 이재민만해도 거의 6000명에 이른다(8월 9일 기준). 장마가 이렇게 길고 강해진 이유의 기저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8만년간 전례 없던 시베리아의 고온 현상 때문에 장마전선이 올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하고 또 두려운 사실은 이러한 역대급 재난이 겨우 1℃가 상승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최근, 현재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은 1.5~ 2℃로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막자는 합의인 파리협정이 무색하게 최악의 시나리오인 4℃ 이상 상승 경로와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WHRC, 2020년 8월). 1℃ 상승에 이 정도로 변화가 심각하다면 이 이상의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어떤 피해를 가져올지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국립기상과학원 역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21세기 후반에는 장마를 포함한 몬순 시스템의 강수량과 강도 모두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2019). 

 

몇 년 간 한반도에는 이른바 마른 장마가 지속되었기 때문에 우기에 가까운 강한 장마와 그 피해에 대한민국 전역이 놀라고 있다. 이에 이 이상기후의 근원이 기후변화라는 언론보도와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 갖는 사람 역시 전보다 늘어난 것 같다. 그러나 이상기후가 기후변화 때문임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의 잘못에 대해서만 좁혀서 보면, 해외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투자 결정, 국내에 신규로 짓고 있는 석탄화력발전, 부족한 재생에너지 목표를 그대로 둔 채 석탄화력발전을 가스화력발전으로 대체한다는 무책임한 결정이 바로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이 끔찍한 집중호우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연결해야 제대로 기후변화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다. 

 

결국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올해 폭우와 같은 재난이 앞으로는 일상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문제의 본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더 많이 이야기하고, 정책을 변경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기후변화의 원인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은 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아니 해야한다는 뜻이다.

 

 

김지은 변호사 (서울회)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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