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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시대의 분쟁, 조정으로 슬기롭게 해결하자

코로나 감염병의 전 세계적인 유행이 장기화되고 있다. 우리 정부를 포함하여 각국 정부가 코로나로 인한 경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을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이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 코로나의 영향권 밖에 있는 산업과 나라가 없고 이로 인한 크고 작은 국내외 분쟁이 대두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 시대에 양산되는 분쟁은 어떤 형태일까?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자재 수급의 지연, 소비 행태의 급격한 변화, 계약 이행 및 인수의 지연 등으로 계약 불이행이 누구의 귀책사유에 기인한 것인지 분쟁의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불확실성과 분쟁의 장기화가 어느 당사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장기전으로 돌입한 코로나 상황이 계약에 규정된 '불가항력'에 해당되는지, 그로 인한 손실과 위험을 당사자들 사이에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협상과 화해를 통하여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지, 코로나 상황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계약은 어떠한 형식으로 체결하는 것이 당사자들 사이에 공평한지에 대한 법률 자문의 수요가 증가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분쟁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미 우리 법원은 사건 포화로 개개 사건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소송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짧은 시간 안에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중재와 조정은 우리 기업들에게는 아직도 생소한 제도이다. 법원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부여되는 중재나 특별법에 따라 전문기관에 의하여 수행되는 전문 분야 조정의 경우에도 이용자들의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직업 중재인과 조정인의 부재로 인하여 여전히 많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영미법계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사적 조정(private mediation)은 전무한 상황이다. 판사가 아닌 제3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당사자들이 스스로 분쟁을 해결하는 사적 조정은 구체적인 산업에 대한 이해 또는 법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짧은 시간 안에 당사자들이 분쟁을 해결하도록 돕고 그로 인하여 기존 거래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큰 장점에도 불구하고 역량있는 조정인의 부족, 기업 내부 의사결정권자들이 향후 업무상 배임이나 잘못된 경영 판단을 하였다는 비판에 휩싸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 우리 특유의 조직 문화로 인하여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모든 분쟁을 법원, 특히 대법원까지 가서 해결하겠다는 발상과 민상사 분쟁의 형사화는 법원과 검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만족도와 신뢰를 떨어뜨린다. 

 

일선에서 퇴임한 전문 경영인들과 전직 판검사들에게는 그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법원과 검찰의 사건 포화 상태를 줄이며, 상사 분쟁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조정 제도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거 경영 판단에 대하여 현재 시점에서 과도하게 엄격한 사후적 판단 잣대를 들이대는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상생 관계 유지가 중요한다는 인식을 제고시켜야 할 것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