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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멀고 먼 법치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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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法治主義) 달성은 여전히 요원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 법조인이 최근 거대 여당의 속전속결식 부동산 대책 관련 입법 추진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특히 지난 30년 동안 우리 국민의 준법의식 수준은 대폭 높아졌지만 법과 법집행의 공정성이나 공평성은 국민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한국법제연구원의 '한국인의 법의식 변화와 발전' 연구보고서를 보도한 본보 기사(2020년 7월 27일자 1,3면 참고)를 거론하며 이렇게 한탄했다. "입법이나 법 집행에 불만을 가진 사람은 어느 시대에나 있을 수밖에 없지만, 최근 들어서는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 우려될 정도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준법에 대한 국민 인식은 10%대에서 70%대로 크게 상승한 반면, 법 집행의 공평성·공정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60%대에서 10%대로 추락했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법 집행의 불공평성 문제에 대한 공감이 증가하고 있어 대응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특히 "최근 '법이 힘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작용된다'는 인식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의 경우 이들의 의식과 행동이 법치국가 작용인 입법·사법·행정작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인 등 국가 지도자의 준법정치를 보다 제도적으로 확고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준법정치'의 길은 멀기만 한 것 같다. 최근 부동산 대책 관련 입법과정에서 거대 여당은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며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관련 법 개정을 밀어붙였다. 야당과의 토론이나 협의 등 국회 숙의과정은 실종됐다. 준법정치나 협치(協治)는 고사하고, 정부와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게 없어 보일 정도다. 모든 정책은 동전의 양면성을 가진다. 동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책 시행에 따른 사회 갈등 등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협치가 실종된 세상엔 형식적 법치주의가 판을 치는 전체주의의 그늘이 드리워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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