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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물량 확대를 위한 도로 공간의 입체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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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에 따르면 주택공급물량 확대를 위해 서울주변 그린벨트 해제 뿐 아니라 서울 태릉골프장 부지일대를 활용한 임대주택 건설 방안 등을 검토한다고 한다. 서울외곽 토지의 평면적인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도시외곽으로의 평면적인 확대에 의한 주택공급 물량 확대만으로는 여러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이제는 도로 등 도심 내 유휴공간을 입체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도시공간을 재창조하는 방식으로 주택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방식에 크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서울시는 공공주택과 복지공간 등의 조성을 위해 도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입체복합적인 컴팩트 시티의 건설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입체복합적인 도시개발이 오래전부터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낙원상가, 신정지하철기지와 양천아파트 등의 사례가 있으나 입체복합도시의 계획 및 개발에 관련된 체계적인 법이 없던 시절에 개발된 형태이다. 현행 법제도 하에서는 도로 등 도심 내 유휴 토지를 활용한 입체복합도시의 계획 및 개발이 가능할까? 제한적이긴 하지만 현행 법제도하에서도 도로 등 공공시설 부지를 활용한 입체복합도시의 계획 및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공공주택사업자가 공공의 영역에서 계획하고 개발하는 경우에는 더욱 용이하다. 공공주택특별법은 철도·유수지, 도로 등 공공시설의 부지와 '국유재산법' 및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상 공용재산의 토지 등 공공시설부지 등에서의 공공주택사업에 대한 특례를 부여하고 있다(공공주택특별법 제40조의2, 제40조의3). 위 특례에 의하면, 도로 등 공공시설 부지에서 공공건설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공공주택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판매시설, 업무시설, 숙박시설 등 국토부장관이 고시하는 시설물을 공공주택과 함께 건설할 수 있고, 공공주택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공공주택사업자에게 수의계약의 방법으로 국유재산 또는 공유재산을 사용허가하거나 매각·대부할 수 있다. 공공주택사업자는 사용을 허가 받거나 대부를 받은 국유재산 또는 공유재산에 영구시설물을 축조할 수도 있고, 그 소유권도 취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공공주택사업자의 경우에는 도로 등 공공시설 부지에서 공공주택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특례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도로 공간의 입체적 개발은 도시계획시설 부지에서의 개발행위이므로 기본적으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동 법 제64조 제1항은 도로 등 도시계획시설의 설치장소로 결정된 지상, 공중 또는 지하는 그 도시계획시설이 아닌 건축물의 건축이나 공작물의 설치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예외적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허용하고 있는데, 동법 시행령 제 61조에 의하면 지상, 공중 또는 지하에 일정한 공간적 범위를 정하여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되어 있다면, 그 도시계획시설의 설치·이용 및 장래의 확장 가능성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도시계획시설이 아닌 건축물 또는 공작물을 도로의 지상 또는 지하에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나아가 도로법 제28조는 지상이나 지하 공간 등 도로의 상하의 일정한 범위를 정하여 입체적 도로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도시계획시설 결정·구조 및 설치 기준에 관한 규칙' 제4조 제1항은, 합리적인 토지이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도시·군계획시설이 위치하는 공간의 일부만을 구획하여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관련 규정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현행 법제도 하에서도 공공주택사업자가 공공건설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하여 도로, 철도 등 도시계획시설 부지의 상부에 인공지반을 조성하고 그 위에 공공주택과 함께 판매시설, 업무시설, 숙박시설 등을 건설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사업자의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 국유재산법 제11조에 의하면, 일반재산 이외의 국유재산에는 사권(私權)을 설정하지 못하고, 도로법 제4조에 의하면, 도로를 구성하는 부지, 옹벽 그 밖의 시설물에 대해서는 사권(私權)을 행사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또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19조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행정재산은 대부ㆍ매각하지 못하며, 이에 사권을 설정하지 못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해서만 해당 재산의 목적과 용도의 장애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공작물의 설치를 위한 지상권 또는 구분지상권 설정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사권(私權)설정의 금지 때문에 민간사업자가 공공시설인 도로 등 도심 내 유휴토지의 공간을 이용하여 입체복합도시를 계획하고 개발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또 입체복합도시의 계획 및 개발에는 다양한 용도 및 시설의 공간적인 혼합이 필요한데, 이들을 각 규율하는 건축법, 주차장법 등 개별법들이 통일적이고 효율적으로 정비되어 있지 않아 도심 내 유휴토지의 공간을 이용하여 입체복합도시를 계획하고 개발하는 데 어려움과 혼란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과 혼란을 없애고 입체복합도시의 계획과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이를 통합하여 관리하는 특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도시 공간 조성을 위해 도로로 단절된 도시공간을 통합하고, 도로의 상·하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입체적인 개발을 위하여 '도로 공간의 입체개발에 관한 법률안' 3건이 발의되기도 하였으나 임기만료로 모두 폐기되었다. 도시외곽이 아닌 도심 내에서 주택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도로로 단절된 도시공간을 통합하는 한편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지공간을 더 많이 조성하기 위해서 이제 도심 내 유휴공간을 입체 복합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21대 국회에서는 도시 공간을 입체적으로 재창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특별법의 제정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특별법의 제정으로 입체복합도시의 계획 및 개발이 더욱 용이해 진다면 도심 내 주택공급 물량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태경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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